부동산 침체에 대형건설사도 위기 KCC, 사옥담보 625억사채 발행 신세계, 레저산업 팔아 현금 확보 업계 폐업 늘어 ‘4월 위기설’ 확산
국내 도급 순위 5위인 GS건설은 인천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의 시행사가 일으킨 3000억 규모 증권사 대출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다. 해당 사업장이 미분양돼 시행사가 상환을 못하게 되면 GS건설이 미분양 물건을 인수해 상환금을 마련한다는 조건이다. GS건설은 지난해 2월과 3월에도 증권사로부터 총 3000억 원 규모 대출을 집행했는데, 해당 대출을 만기 상환한 뒤 연달아 올해 초 KB국민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았다. 부동산 시장 여건 악화가 계속되면서 중소 건설사는 물론 대형 건설사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국내 건설사 자금 마련 비상
도급 순위 32위인 신세계건설도 이달 14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 레저사업을 1800억 원에 조선호텔앤드리조트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953%인 부채 비율을 400%대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9일에도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유동성을 보충했다. 신세계건설의 주택 사업은 대구 지역 분양률이 20% 미만을 나타내는 등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4분기(10∼12월) 해외 현장 공사대금, 대여금 회수 등을 통해 3000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롯데건설도 금융사를 통해 2조3000억 원의 PF 유동화증권 매입펀드 조성에 나섰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계열사 등이 펀드 조성에 참여하는 형태다.
● 국내 건설사 10곳 중 8곳 “이자 감당 어렵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며 일각에선 ‘4월 위기설’까지 나온다. 올해 들어 이달 15일까지 부도가 난 건설사는 5곳, 폐업한 건설사는 이달 18일까지 565곳이다. 2021년 같은 기간 폐업 업체가 361곳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건설업계가 한계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 기한 연장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