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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브라질산 반값 닭 쓰면서 치킨값 12% 올려

입력 | 2024-02-20 03:00:00

소비자 “재료값 줄었는데 왜” 불만
bhc “당시 국내산 수급 어려웠다”
반년 지난 지금도 브라질산 사용



서울 시내 한 bhc 매장 모습. 2023.12.27. 뉴스1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bhc가 일부 치킨 메뉴의 닭고기를 국내산의 절반값인 브라질산으로 바꾸고도 가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해 5월 ‘뿌링클순살’ 등 7가지 순살 치킨 메뉴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꿨다. 당시 bhc치킨은 순살 메뉴는 국내산 닭고기 수급이 어려워져 브라질산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나 bhc는 반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브라질산 닭고기를 쓰고 있다.

bhc는 브라질산 닭으로 바꾼 뒤에도 치킨값을 평균 12.4%씩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전국 매장에서 치킨 메뉴를 비롯한 85개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을 500∼3000원씩 인상했다. 이때 브라질산 닭고기를 쓴 순살 메뉴 7개 가격도 함께 올렸다. 뿌링클순살 가격은 2만 원에서 2만3000원으로 올랐다. bhc는 2021년 12월에도 제품 가격을 1000∼2000원씩 평균 7.8% 인상한 바 있다.

원가 하락 요인이 있음에도 가격을 올린 데 대해 소비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국내산 닭고기에 비해 브라질산 냉동육은 매우 싸기 때문에 원재료 부담이 낮아지는 것이 상식”이라며 “가격 인상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2022년부터 수입 닭고기에 할당 관세 0%(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협의회에 따르면 bhc의 2018∼2022년 5년간 연평균 영업이익률은 30.1%에 이른다. 같은 기간 bhc의 매출원가 상승률은 5.7%에 그쳤으나 순이익률은 31.8%로 대폭 높아졌다.

bhc 관계자는 “당시 닭고기 수급난으로 브라질산 교체는 어쩔 수 없었다”며 “온·오프라인 메뉴판 표기도 즉각 바꿔 원산지 변경을 이미 알렸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서 맺은 계약 기간이 끝나는 올해 상반기(1∼6월) 중 다시 국내산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부터 bhc에 투자해 현재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