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5000선을 돌파한 S&P500지수는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쓸 수 있을까요. 뉴욕증시가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한 19일(현지시간),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업 실적에 눈을 돌립니다. 이번주엔 증시에 영향력이 큰 두 기업의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죠. 바로 엔비디아와 월마트입니다.
최근 아마존과 알파벳을 차례로 제치고 미국 증시 시총 3위에 오른 엔비디아.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게 약 8개월 전인데 어느덧 시총이 1조8000억 달러로 불어났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의 뒤를 잇고 있는데요.
올해 1월에 끝난 회계연도에서 엔비디아 매출은 590억 달러에 달할 걸로 전망됩니다. 전년도의 두배 이상이죠. 이른바 메가캡 기술 기업 중 이렇게 빠른 속도로 매출이 두배로 불어난 사례는 없다는데요. 덕분에 엔비디아 주가가 그렇게 뛰었는데도 여전히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은 33배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사 ‘보이저’(Voyager). 엔비디아 제공
현재까지 월가는 꽤 낙관적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올해 말 신제품 B100을 내놓으며 치고 나갈 거기 때문이죠. 얼마 전 UBS는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850달러로 상향조정하기도 했습니다. 시총 2조 달러를 돌파할 거란 전망이죠.
월마트는 엔비디아보다 하루 앞서 20일 실적을 발표합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월마트가 또다시 강력한 실적을 내놓을 거라고 보죠. 고물가 상황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가성비 좋은 월마트를 더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실적 호조만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히 경영진이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해 신중한 어조를 취한다면 말이죠.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 그레그 멜리츠는 월마트 실적이 예상을 충족할 거라면서도 “보수적인 가이드가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번 실적발표 때도 더그 맥밀런 CEO는 ‘디플레이션’을 언급해 투자자들을 당황케 했죠(당시 주가 8%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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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