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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듯 촉촉하게… 우수에 젖은 현의 울림을 느껴보세요

입력 | 2024-02-21 03:00:00

[DA 스페셜]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내달 2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엘가-윌튼-브리튼 등 英 작곡가 작품 연주




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 음악계가 자랑할 만한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이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 음악가로 2022/2023시즌을 활약하고 3월 2일 리사이틀 ‘브리티쉬 나잇’으로 다섯 해 만에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바이올린 김재영·김영욱, 비올라 김규현, 첼로 이원해로 구성된 노부스 콰르텟은 지난 5년 동안 무려 4차례의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사이클,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 음악가 선정, 인터내셔널 음반 발매 등 말 그대로 ‘초인적’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한시도 안주하지 않은 쉼 없는 담금질은 팀의 위상을 한 차례 더 높이기에 충분했다. 세계적으로 유서 깊은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에 한국 뮤지션으로서 최다 초청, 한국인 음악가 최초의 상주 음악가 선정이라는 이들의 업적을 떠올려 보면 노부스 콰르텟이 3월 공연에서 에드워드 엘가, 윌리엄 월튼, 벤저민 브리튼 등 세 명의 영국 작곡가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고르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예술가로서 끊임없는 음악 세계 추구와 탐구를 통해 ‘나 자신을 또 뛰어넘는’ 일이란 결코 쉽지 않은 숙명과도 같은 과업이다. 올해로 17년 차를 맞은 노부스 콰르텟은 꿈의 무대 위그모어홀을 비롯해 영국에서 마주했던 수많은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콰르텟을 시작하던 때의 순수한 열정으로의 회귀를 꿈꾼다.

전곡 연주와 같은 초인적인 도전의 완주, 영웅적인 기록들에 젖어 있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네 연주자에게 음악적 영감을 준 영국이 낳은 세 작곡가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들의 작품에는 아방가르드로의 전위가 무르익던 시대에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도 지켜졌고 발전했던 영국적 감수성이 존재한다. 노부스 콰르텟은 에드워드 엘가, 윌리엄 월튼, 벤저민 브리튼으로 이어지는 영국 음악, 더 나아가 근현대 현악사중주 음악의 발전상을 특유의 예리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해석으로 선보인다.

비와 안개의 도시를 연상하며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우수와 멜랑콜리에서 더 나아가 노부스 콰르텟이 그간 현지에서 흡수하고 자신의 음악으로 체화시켜 온 영국적 감수성을 통해 아티스틱한 변모를 유감없이 선보일 수 있는 구성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노부스 콰르텟이 사랑하는 음악적 공간인 영국에서 발견한 영감과 그들 사이의 내밀한 이야기가 될 이번 리사이틀 브리티쉬 나잇은 총 3회에 걸쳐 열린다. 2월 25일 통영국제음악당, 3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월 6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이어진다. 서울 공연 티켓 예매는 예술의전당과 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