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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저 몰매 맞았습니다”…전주-군산 조폭 패싸움

입력 | 2024-02-20 11:11:00

ⓒ News1 DB


전북 전주에서 패싸움을 벌인 폭력조직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전주지법 형사6단독(판사 박정련)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지역 폭력조직원 A 씨(27)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 씨는 교도소에서 다른 수형자를 상습폭행한 혐의로도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추가로 선고받아 이날 총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군산지역 폭력조직원 B 씨(32)와 특수폭행 방조 혐의로 기소된 B 씨 친구 C 씨(32)에게는 각각 징역 4개월과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2019년 11월 3일 전주시 완산구 한 술집 앞에서 패싸움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당시 A 씨 등 전주지역 폭력조직원들은 군산지역 폭력조직원이 아는 척을 하자 “네가 날 알아”라며 욕설을 내뱉고 주먹과 발로 10여 차례 때렸다.

A 씨는 “저 XX들 뭔데 깝쳐. 너희 선배 아니면 때려 버려”라며 싸움을 부추겼다. A 씨 등 전주 조직원들은 군산 조직원을 둘러싸며 위협을 가했다.

현장에서 도망친 군산 조직원은 선배에게 전화해 “형님, 저 전주 애들한테 다구리(몰매) 맞았습니다”라고 보고했다.

후배가 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된 군산지역 폭력조직원 B 씨는 조직원들을 소집한 뒤 야구방망이 등을 들고 전주로 이동했다. B 씨는 친구 C 씨에게 “술집에서 우리 조직원 폭행한 애들 잡아 놓으라”고 하기도 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A 씨가 조직무리에 연락해 전주 조직원들도 합류했다. 결국 전주·군산 조직원 20여 명이 술집 근처 골목에 집결했다. 두 조직이 서로 대치한 상황에서 C 씨는 “2대 2로 싸워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몇몇 조직원들이 주먹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곧 서로 엉겨 붙어 싸웠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일부는 야구방망이와 각목을 들고 상대 조직원을 쫓아가거나 유리병을 집어던졌다.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20명을 기소했고, 이 중 17명은 가담 정도에 따라 집행유예부터 징역 1년의 형이 확정됐다.

나머지 A·B·C 씨 등 3명은 다른 범행을 추가로 저질러 법원에서 관련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느라 사건 발생 4년여가 지난 이달 1심 판결이 선고됐다. 특히 A 씨는 또 다른 상해죄로 2021년 전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는데 이곳에서 지적장애를 앓는 수형자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괴롭힌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다.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피고인은 폭력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는데도 누범기간에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장소에서 조직의 위세를 바탕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이러한 범행은 사회공동체와 법질서 유지와 안녕에 위협이 되는 행위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다고는 하나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B 씨와 C 씨에 대해선 “이 사건은 범죄단체 사이의 세력 다툼에서 비롯된 것이기보다는 우발적 충돌이 확산해 싸움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피고인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