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 없는 모듈과 동일 크기… “고객사 설계 변경 불필요” 초정밀 광학설계 기술 집약… ‘렌즈·히터’ 일체화 혹한 환경 눈·성에로 인해 車 카메라 센싱 기능 저하 안전 위해 히팅 카메라모듈 채택 확대 추세 제품 소재 차별화로 저전력 소형 제품 개발 성공 오는 2027년 양산 목표
테슬라에 장차된 카메라모듈
LG이노텍은 세계최고 수준 초정밀 광학설계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용 ‘고성능 히팅 카메라모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용 카메라모듈 시장 선점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히팅 카메라는 기존 첨단운전보조장치(ADAS)용 카메라에 히터를 탑재한 제품이다.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해 완성차 업체들은 히팅 카메라를 필수로 채택하고 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혹한기 환경에서 렌즈에 성에가 끼거나 눈이 쌓이면 차 주변 장애물 감지가 제한되고 기능 오작동이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선명한 영상 수집을 위해 히팅 카메라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는 카메라만 이용해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을 구현한다.
LG이노텍 고성능 히팅 카메라모듈
LG이노텍이 개발한 제품은 고효율 PTC(Positive Temperature Coefficient) 소재가 사용된 것이 특징이다. PTC 소재는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자체적으로 전류 양을 줄여 적정 온도를 유지시킨다. 이 소재의 온도제어 성능 덕분에 신속하게 눈과 서리를 제거할 수 있는 최적 위치인 렌즈 하단부에 히터를 장착할 수 있었다고 LG이노텍은 설명했다. 렌즈에 직접 열을 가해도 과열로 렌즈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먼저 출시된 제품 대부분은 PTC 소재가 아닌 열선을 사용한다. 이 경우 PTC 소재와 달리 자체 온도제어 기능이 없어 과열 방지용 온도제어 회로를 카메라모듈에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모듈 크기가 커지고 고객사들은 카메라모듈 탑재를 위해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열선소재를 사용한 일부 제품은 카메라모듈 위에 분리형으로 히터를 부착해 출시되기도 한다. 이는 카메라모듈 전체에 열을 가하는 ‘간접히팅’ 방식인데 직접히팅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열손실이 높아 전력소비량도 늘어나는 단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이노텍 고성능 히팅 카메라모듈
해당 고성능 히팅 카메라모듈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처음 공개돼 많은 관심을 받았다. LG이노텍은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활발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혁수 LG이노텍 CEO는 “앞으로도 독보적인 카메라모듈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동차용 카메라모듈과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등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자율주행 센싱 솔루션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미래 모빌리티 부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