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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법무, 당분간 검찰 인사 안하기로… 정치논란 피하기

입력 | 2024-02-21 03:00:00

“일부 검사 정치행위, 시선 따가워”
취임식서 검사 출마 논란 지적
“수사-재판 지연으로 국민들 불편”




박성재 신임 법무부 장관(61·사법연수원 17기·사진)이 현직 검사들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검사들에게 강조했다.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의 총선 출마가 논란이 되자 ‘정치적 중립’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일부 검사들의 정치 행위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매우 따갑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검사 스스로 자세를 가다듬고, 사명감을 되찾아야 할 때”라며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박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박 장관 임명안을 재가했다.

박 장관은 ‘신속한 수사와 재판’도 강조했다. 그는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시행된 이후 수사와 재판의 지연으로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검찰과 경찰 간의 사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떠넘기기, 부실 수사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 제도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모색하는 등 심도 있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취임식 직후 검찰 인사를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각 고검장과 검사장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이 취임하면 현재 공석인 수원고검장과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자리를 채우면서 검찰 고위직 인사가 일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박 장관이 선을 그은 것이다.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교체가 거론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돼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공판을 그대로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관련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 등 민감한 사건을 맡고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