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의료 혼란’] 2000년 파업 피해 ‘5억 배상’ 판결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의 한 어린이병원이 환자와 보호자로 북적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대하며 15일 전국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고, 전공의들은 온라인 총회를 열고 파업 시기와 방식 등을 논의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의사들의 집단 행동으로 수술이나 진료가 취소되며 피해를 입은 환자들은 법적으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률 전문가들은 수술이나 진료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경우 환자가 민법상 채무 불이행이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더프렌즈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대표변호사는 “환자에게 끼친 악영향의 인과 관계, 병원이나 전공의들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 등을 입증하면 손해배상 책임을 충분히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환자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한 사례도 있다. 2001년 10월 박모 군(8)의 부모는 “2000년 의약 분업에 반대하는 의사의 파업으로 수술이 늦어져 아이가 정신지체를 겪었다”며 경북 포항시의 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4년 뒤 법원은 병원이 환자에게 5억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형사 처벌을 받을 경우 지난해 11월 개정된 의료법에 따라 의사 면허 취소도 가능하다. 개정 의료법에 따르면 어떤 범죄든 금고 이상의 실형이나 선고유예, 집행유예를 받으면 의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