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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가까워 싫었다” 클린스만 ‘재택’ 고집한 황당 이유

입력 | 2024-02-21 09:54:00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력강화위원회에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있는 동안 국내에 상주하지 않아 논란이 됐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 대해 “북한과 가까워 싫었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인터뷰에서 “나는 파주NFC에서 머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파주는 북한 국경과 가깝고, 독재자 김정은이 있는 어둠의 왕국과도 너무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그가 경질되기 전인 지난달 21일 실렸는데 최근에야 국내에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파주NFC 숙소의 가구들은 모두 낡았고, 벽이 얇아서 누가 화장실을 쓰는지도 다 알 수 있었다”고 불평도 했다.

그는 “내 노트북이 곧 집무실이다. 나는 새처럼 날아다니는 사람”이라면서 “유럽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미국 캘리포니아 집에서 지내고 있으면 한국 언론이 날 찾기 시작한다. 그러면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가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유럽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마친 뒤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곧바로 미국으로 가려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KFA 관계자가 뉴캐슬 호텔방에서 나를 찾아와 꼭 한국에 들렀다가 가라고 했다.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후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으로 가지 않고 귀국하기로 계획을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당신들이 오라 했잖아요”라고 농담하듯 말했다.

지난해 2월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클린스만은 한국에 고정 거주지 없이 주로 재택근무를 이어가 부임 후 6개월간 국내 머문 기간이 67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은 부임 기간 내내 국내에 거주했을 뿐 아니라, KFA에서 서울시에 집을 마련해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고 파주와의 출퇴근이 가까운 고양시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