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한국건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테스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설비. SK에코플랜트 제공
그 중심에는 환경 사업과 에너지 사업 두 축이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축적한 건설·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순환 경제를 지향하는 환경 사업과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환경·에너지 신사업 매출 비중은 35.1%를 기록했다. 2021년 말 15.3%, 2022년 말 29.8%에 이어 지속적인 성장세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배터리 산업 요충지 및 전기차 보급이 많은 주요 권역에 거점을 마련하는 등 시장 선점 채비를 마쳤다.
폐배터리에서 나오는 핵심 광물 회수율을 고도화하는 핵심 기술 내재화에도 성공했다. 금속 회수율의 경우 용매추출 방식으로 니켈·코발트 회수율 97%, 리튬 회수율 90%를 달성했다. 회수된 금속의 순도도 99.9%를 웃돈다. 실제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광물 수준이다. 용매추출은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을 뽑아내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추출한 금속의 순도가 높고 공정도 연속으로 운영할 수 있어 상업화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수소이온의 농도(pH)에 따라 추출 금속의 회수율과 순도가 좌우되기 때문에 최적의 조건을 찾는 기술이 곧 경쟁력이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수익성을 가르는 것으로 알려진 고부가 희소금속 회수율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기존에 갖추고 있었던 전 세계 23개국에 위치한 50곳 거점 네트워크와 폐기물 국가 간 이동을 위한 필수 인허가 바젤 퍼밋 등과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에너지사업 분야의 약진도 눈에 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사업 개발, 핵심 기자재 생산, 수전해 기술, 그린수소 생산까지 자기완결적 밸류체인을 완비했다.
특히 미래 에너지 ‘그린수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그린수소 생산까지 연결되는 미래 에너지 밸류체인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와 함께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의 스티븐빌 지역에 기반을 둔 대규모 그린수소 상용화 ‘뉴지오호닉’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캐나다 최동단에 위치한 뉴펀들랜드섬에서 풍력발전 기반으로 탄소 배출 없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그린암모니아로 변환해 북미 대륙에서 유럽 대륙까지 이동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총 3단계 중 1단계 사업비만 45억 달러(약 6조 원) 규모에 이른다. 여기서 연간 생산되는 6만 t가량의 그린수소를 약 36만 t의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그린 암모니아 플랜트도 함께 건설될 예정이다. 캐나다 주 정부로부터 풍력발전을 위한 국유지 사용 승인도 받아냈다. 이 밖에 중동을 비롯해 세계 전역에서 그린수소-그린 암모니아 프로젝트 발굴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은 자회사 SK오션플랜트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현재 울산, 전남 등 5개 권역에 총 3.7GW 규모의 사업을 개발 중이다. 이 중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 규모는 1.5GW로 세계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순수 국내 기술로 부유식 해상풍력 적용을 위한 K-부유체를 개발해 노르웨이 선급협회 DNV로부터 기본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