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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변경’ G80, 노면 감지 서스펜션에 대형 디스플레이도 장착

입력 | 2024-02-22 03:00:00

제네시스 G80 신차 시승기
3년 9개월 만의 부분변경 모델
1열에는 27인치 OLED 적용… 2열에는 14.6인치 화면 설치
주파수 감응형 서스펜션 장착… 가솔린 터보엔진 5890만 원부터




제네시스의 ‘G80’은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 펼쳐진 ‘고급 세단 전쟁’의 한복판에 자리한 모델이다. 포문은 BMW가 먼저 열었다. BMW는 지난해 10월 회사의 대표 모델인 ‘5시리즈’의 8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뒤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제네시스에서 G80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지난달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E클래스’의 11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세단 모델이 4개월 사이에 연달아 신차로 출시되면서 경쟁에 불이 붙은 것이다.

3년 9개월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온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제네시스 G80의 1열 내부 모습. 2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그중에서도 기존 3세대 모델이 출시된 지 3년 9개월 만에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온 G80을 최근 시승해 봤다. 차를 접하자마자 이전 모델 대비 가장 많이 달라졌다고 느낀 부분은 차량 내부 디자인이었다. 일단 계기판과 중앙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하나로 합친 대형 디스플레이가 눈에 확 들어왔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에선 ‘GV80’과 ‘GV80 쿠페’에 처음 들어갔던 2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적용돼 선명한 화면을 널찍하게 즐길 수 있었다. 화면이 넓다 보니 취향에 따라 화면을 2분할 또는 3분할로 나눠 여러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보기 편했다. 12.3인치의 계기판과 14.5인치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나뉘어 있던 기존 모델 대비 한 단계 진화했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차량 2열에도 운전석과 조수석 뒤편에 각각 14.6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다. ‘차세대 제네시스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라는 옵션을 적용하면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을 뒷좌석에서 즐길 수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가 적당해서 영상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고급 스피커 시스템인 뱅앤올룹슨이 적용돼 영화를 볼 때 음향도 풍부하게 느껴졌다. 특히 조수석 뒷자리에서 감상할 때 음향이 더욱 입체적으로 들린다는 인상이 들었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에서 각자 다른 영상을 재생할 때는 각자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면 됐다.

고급 세단답게 탑승감도 훌륭했다. 거친 노면을 달리거나 심지어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크지 않았다. 기본 서스펜션 사양으로 적용된 ‘주파수 감응형 쇼크 업소버’ 덕이었다. 차량 속도와 노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에 다르게 전달되는 주파수를 감지해 서스펜션이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시키는 기술이다.

그릴이 이중 그물망 구조로 바뀐 것이 특징인 G80의 전면부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차량 외부는 호평을 받은 전작의 디자인을 크게 뒤흔들지 않았다. 완전변경 모델이 아니라 부분변경 모델이기에 디자인에 크게 손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차량 전면부에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기존의 한 줄이 아니라 이중 그물망 구조로 바뀐 것 정도가 눈에 띄게 변한 부분이었다. 차량의 전면부부터 후면부 끝까지의 길이인 전장이 5005mm로 전작 대비 10mm 길어졌지만 눈으로는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변화로 느껴졌다.

다만 운전석 오른편에 위치한 공조 제어 장치 등에 아날로그 버튼이 비교적 많이 적용된 것은 사람에 따라서 다소 구식이라 느낄 만한 부분이다. 여타 수입차에 적용된 터치형 버튼으로 일부를 바꿨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G80은 가솔린 2.5터보, 3.5터보 차종만 남고 디젤 모델은 이번에 없어졌다. 가격은 3세대 모델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에 비해 엔진별로 각각 643만 원씩 가격이 올랐다. 부분변경 모델의 시작가는 2.5터보 모델이 5890만 원, 3.5터보는 6550만 원으로 책정됐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