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적자 증가해 누적 292억 원 각계 전문가 모아 태스크포스 구성 운행 횟수 늘리고 요금 현실화 검토 상권과 연계한 마케팅 방안도 모색
인천 중구 월미도 일대를 순환하는 월미바다열차가 이민사박물관역에서 인천역 방향으로 출발하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시가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개통한 월미바다열차가 매년 만성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시에 따르면 이 열차는 중구 월미도 외곽 구간을 일주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도심형 관광 모노레일이다. 2008년 월미은하레일이라는 이름으로 개통하려다가 시험운행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부실시공이 문제가 돼 방치됐다. 2016년 역사와 교각만 남기고 열차 등은 폐기했다. 이어 시 산하 기관인 인천교통공사의 재정사업으로 전환해 2019년 10월에야 운행을 시작했다. 총공사비는 건설비 853억 원에 금융 비용을 포함해 약 1000억 원에 이른다. 열차 도입과 시스템 구축에 183억 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2량 1편성(정원 46명)으로 평균 시속 10km의 속도로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데 35분 정도 걸린다. 경인전철과 수인선의 종착역인 인천역을 출발해 월미공원 입구, 문화의 거리, 이민사박물관 등 4개 역 6.1km 구간을 운행한다. 평일 30회, 주말과 휴일에는 40회씩 오간다.
전기료와 인건비 인상에 따른 운송수지 악화가 계속돼 매년 60억 원 안팎의 만성적인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시의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21년 386명, 2022년 790명, 지난해 894명으로 매년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최대 수용 인원 1500여 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이 열차가 관광의 성격이 강한 만큼 인천관광공사에 운영권을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인천관광공사에서 열차 시설을 사들일 경우 세금을 포함해 약 1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고, 안전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관 계획은 백지화됐다.
시와 인천교통공사는 지난해 10월 각계 전문가들로 적자 해소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뒤 열차의 운영수지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열차의 운행 횟수를 늘리고, 성인 기준 8000원인 이용 요금을 현실화하는 방안 등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미바다열차를 알려 이용객을 늘리기 위한 콘텐츠 개발과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운행 구간 주변 상권과 연계한 마케팅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열차가 월미도 주요 지역을 오가지만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상반기까지 열차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