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구독자 확보한 북튜버들 에세이 펴내 베스트셀러 작가로 기존 작가들도 개인 채널서 홍보 언급 한번에 판매량 10배 늘기도
작가 김겨울이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에서 추천한 책들은 서점가 베스트셀러가 된다. 유튜브 화면 캡처
작가 김겨울(33)은 2017년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개설해 26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뒤 7권의 책을 잇달아 펴냈다. 이 중 지난해 11월 펴낸 에세이 ‘겨울의 언어’(웅진지식하우스)는 출간 직후 온라인 서점 알라딘과 예스24 에세이 부문에서 각각 2, 5위에 올라 석 달 만에 1만2000부가 팔렸다. 이 책은 작가가 서문에 “내가 오로지 김겨울로 쓰는 첫 책”이라고 밝힌 데에서 알 수 있듯, 그동안 주로 써온 리뷰에서 벗어나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주로 담았다. 이혜인 웅진지식하우스 과장은 “유튜브 구독자들 덕분에 초반 판매량이 폭발적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출판계에서 유튜브를 등에 업은 파워라이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튜브 ‘공백의 책단장’(구독자 6만 명)을 운영하는 공백의 에세이 ‘당신을 읽느라 하루를 다 썼습니다’(2022년·상상출판)와 유튜브 ‘유투북 변진서’(구독자 2만 명)를 운영 중인 변진서의 ‘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너에게’(2023년·부크럼)처럼 유튜브 콘텐츠를 바탕으로 에세이를 펴내는 이들도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의 서재를 소개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처
이는 유튜버 개인에 대한 구독자들의 충성도가 책 구매로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자기 이름을 걸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에 대한 구독자의 신뢰와 지지가 대단하다. 특히 객관적 평가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책’이라며 주관적 평가를 앞세우는 방식이 기존 평론가들의 추천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유튜버 출신 파워라이터처럼 책 광고에만 몰두하지 말고, 좋은 책을 꾸준히 쓰고 추천해야 생명력이 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대중과의 접점이 강한 유튜브와 책이 만나는 접점에 있는 이들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커질 것”이라며 “단편적인 지식 소개를 넘어 무게감 있고 의미 있는 책을 소개해야 신뢰가 무너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