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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키운 ‘모차르트 협주곡 4번’, 그 안의 오페라 선보일게요”

입력 | 2024-02-22 03:00:00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 인터뷰
마포문화재단 신춘음악회서 협연
“29일 공연 위해 ‘카덴차’ 새로 써
다른 악기 선율도 인용해 재해석”



29일 마포문화재단 신춘음악회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협연하는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 그는 “모차르트가 썼던 편지들을 읽으며 상상한 그의 순수함을 표현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마포문화재단 제공 ⓒSylvainBarres


지난해 5월 몬트리올 국제콩쿠르에서 최고 소나타상, 캐나다 작품 최고 공연상, 청중상을 휩쓸며 2위에 올랐다. 영국 현악전문지 ‘더 스트라드’는 “모든 결선 진출자들의 마지막 연주가 끝나고도 그의 버르토크 소나타 연주는 잊을 수 없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2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리는 마포문화재단 신춘음악회에서 지중배 지휘 KBS교향악단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협연할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24)의 무대는 그래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첼리스트인 언니 최하영(202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 우승자)과 독일 베를린에서 지내고 있는 그를 랜선 인터뷰로 만났다.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여러 부문 상을 휩쓸었죠. 직접 느낀 당시 경연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몬트리올 콩쿠르는 여러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음악 축제 느낌이었어요. 준결선 프로그램 메인곡이었던 버르토크의 소나타를 이해하기 위해 헝가리 민요와 민속악기 소리를 공부하는 등 폭넓게 준비했죠.”

―영국 메뉴인 스쿨에서 공부했고 지금은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에서 블라허 교수를 사사 중인데, 블라허 교수가 특히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항상 기본기를 강조하십니다. 학생의 개인적인 스타일과 해석을 존중하시죠.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연주와 관련해 세밀한 경험을 알려주시는 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베를린은 예술가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통이 있지만 자유롭고 국제적인 도시입니다. 대도시지만 자연과 멀지 않죠. 수많은 연주홀과 오페라하우스, 최고의 오케스트라들이 있어요. 최근에는 오페라에 빠져서 한 주에 세 번도 보러 갔죠. 연습 외의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언니나 친구들과 요리하는 걸 즐깁니다.”

―이번에 협연할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4번과 특별한 인연이 있을까요. 이 곡의 매력이나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요.

“모차르트의 협주곡 5곡을 모두 공부했지만 가장 먼저 접한 곡이 4번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배웠죠. 이 곡과 함께 성장한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이 작품에 담긴 한 편의 오페라 같은 스토리 라인을 관객 앞에서 펼쳐 보이고 싶어요. 이번 연주를 위해 카덴차(솔로 파트 혼자 자유롭게 기교를 펼쳐 보이는 부분)를 새로 썼습니다. 바이올린의 멜로디만에서 벗어나 다른 악기 파트들이 선보인 화성과 멜로디까지 발전시키며 재미있게 재해석해 보려 했습니다.”

―닮고 싶은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면….

“메뉴인 스쿨을 만드신 예후디 메뉴인 경입니다.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와 인도의 전통음악 같은 비서구 국가들의 문화까지 연구하셨고, 사회적 차원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에 기여하신 점을 특히 존경합니다.”

마포문화재단 신춘음악회에서는 지중배 지휘 KBS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와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도 들을 수 있다. 2만∼3만5000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