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인한 의료대란이 우려되고 있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진이 가운을 입으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계획에 반발해 전국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도에서 응급환자가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3시간 동안 표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1시 28분경 양양군에 거주하면서 당뇨를 앓던 60대 A 씨는 오른쪽 무릎 아래에서 심각한 괴사가 일어나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구급대는 영동권 거점 병원인 강릉아산병원에 유선으로 A 씨의 처치가 가능한지 물었다. 하지만 당시 해당 병원은 응급실 소속 전공의 32명 중 23명(약 71%)이 사직서를 내 처치가 불가능했다.
이에 구급대는 강릉지역 다른 병원과 속초지역 병원에도 수소문했지만, 모두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구급대는 영서권인 춘천지역 대학병원에서도 이 환자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답을 받았고, A 씨를 국군강릉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군 병원에서도 ‘환자 상태상 치료가 어렵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는 결국 다시 한번 수소문한 끝에 원주에 있는 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A 씨를 옮겨 치료받게 했다. 이때가 오후 3시경으로 A 씨는 무려 3시간 동안 수술과 처치가 가능한 전공의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강원도 내 9개 수련병원 및 의료원 파견 전공의 385명 중 90%에 육박하는 336명이 사직서를 냈다. 강원도권 수련병원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릉아산병원, 춘천성심병원, 강원대학교병원 응급실에는 경증 환자 쏠림현상에 더해져 의료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