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왜 푸바오에 푹 빠진 걸까. 인지심리학·정신의학·문화콘텐츠 전문가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우선 푸바오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귀여움’이다. 인간은 귀여운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보살펴주고 싶어 하는 본성이 있다. 아기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통통한 볼과 동그란 눈을 가진 아기를 보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껴안아 주고 싶단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사랑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산모의 출산과 모유 생산을 돕는 호르몬인데 귀여운 대상을 볼 때 누구나 뇌에서 생성되어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귀여운 요소를 ‘베이비 스키마(Baby Schema)’라고 한다. 똥그란 눈으로 배시시 웃고 통통한 팔다리로 꼼지락거리는 푸바오의 외모와 행동은 베이비 스키마로 가득하다. 이수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푸바오가 가진 둥근 얼굴과 눈 주위 검은 털과 같은 특성이 베이비 스키마로 작용해 사람들이 푸바오를 좋아하고 보살펴주고 싶은 감정이 생기도록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푸바오 식구들이 가진 ‘가족 스토리’에도 주목했다. 애교와 장난이 많은 엉뚱한 아빠 ‘러바오’와 얌전하고 수줍음이 많은 엄마 ‘아이바오’, 두 성격이 번갈아 나타나는 푸바오 등 판다 가족은 각자 뚜렷한 캐릭터를 갖고 있다. 거기에 판다 할아버지 강철원 사육사를 비롯해 판다 가족을 돌보는 사육사들이 그들과 늘 함께한다.
이를 본 팬들은 마치 예능이나 드라마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들이 아웅다웅하거나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는 듯한 재미에 빠지곤 한다. 그리고 서로 눈을 마주치고 껴안는 사육사와의 관계를 보고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이진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팬들은 유튜브로 판다 가족의 일상을 지켜봐 왔기에 에버랜드에 가서도 마치 내가 잘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처럼 친숙함을 느낄 수 있다”라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