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중단 동해남부선 철로 부지 축구장 19개 크기 ‘울산숲’ 조성 호계역에 북카페-전시장 만들고 시장과 연결해 지역 상권 활성화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활용한 도시 숲인 ‘울산숲’ 준공식이 울산 북구 옛 호계역에서 열렸다. 박천동 북구청장과 참석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 북구청 제공
울산 북구를 관통하는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거대한 ‘도시 숲’이 조성됐다. 독성으로 오염된 대기를 맑게 하고, 도시를 뜨겁게 달구는 열섬 현상을 완화해 정주 여건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폐선으로 문을 닫으면서 활력을 잃은 호계역 일대는 문화 중심지로 거듭난다.
울산 북구청은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에 축구장(7140㎡) 19개 크기의 도시 숲인 ‘울산숲(기후대응 도시숲)’ 1·2구간 조성을 완료했다고 22일 밝혔다.
경북 포항시 북구와 부산 부산진역을 잇던 동해남부선은 2021년 12월 복선전철화로 운행이 중단된 철로다. 북구청은 폐선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이화정 구간(경주시계∼중산교차로·1구간), 신천·호계 구간(약수마을∼호계·2구간), 송정 구간(송정지구·3구간) 3곳으로 나눠 다양한 종류의 가로수를 심는 울산숲 사업에 착수했다. 길이 6.5km, 면적 13.4ha에 이르는 규모였다. 산림청 기후대응기금 61억여 원 등 총사업비 122억여 원이 투입됐다.
나머지 3구간인 송정지구는 면적 3.2ha, 길이 1.3km로 올해 안에 준공된다. 3구간에는 물소리를 들으며 식물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물향기 숲길’을 테마로 수수꽃다리, 목서나무 등을 심는다.
북구청은 도시 숲과 연계해 2027년까지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로 폐역이 된 호계역 일대를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한 문화중심지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1921년 운행을 시작한 호계역은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주말 평균 2500여 명 이용객의 발길이 끊기자 상권도 활력을 잃었다. 호계역 일원 상권을 살릴 방안을 고심한 끝에 북구청은 국토교통부가 진행한 도시재생 공모 사업을 신청했고, 지난해 말 최종 선정되면서 국비 167억 원을 비롯해 334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북구청은 현재 비어 있는 호계역 건물을 북카페인 ‘지관서가’로 만들 계획이다. 호계역 주차장 일대는 222억 원을 들여 예술 전시장 등을 갖춘 ‘문화 스테이션’을 건립한다. 호계역과 호계시장을 이어주는 골목길을 정비하고, 호계시장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공간에는 푸드 라운지를 조성한다. 시장에서 구입한 음식을 푸드 라운지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박천동 북구청장은 “생명이 흐르는 울산숲과 성장이 멈춰버린 호계역 일대를 연결해 자연과 역사와 문화, 예술이 있는 전국적인 명소로 만들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