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카카오모빌리티 마케팅 실장이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을 달리고 있다. 사이클 사고 뒤 한동안 운동을 못 해 체중이 늘어난 그는 매일 달려 살을 뺐고, 이젠 42.195km의 풀코스를 완주하는 마라톤 마니아가 됐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트레일러닝 하는 친구들이랑 북한산 백운대에 올랐는데 제가 살이 쪄 헉헉거리자 놀리는 겁니다.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일종의 모멸감이 느껴졌어요. 당시 체중이 98kg이었습니다. 그래서 살을 빼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양종구 기자
박 실장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일찍부터 여러 스포츠를 즐겼다. 대학 졸업 후 취업했다가 2005년 미국 뉴욕대에서 MBA 과정을 밟을 때부터 복싱을 시작했다. 귀국해 씨티은행, 애플 마케팅 매니저를 하면서도 글러브를 놓지 않았다. 너무 격한 운동이 어느 순간 부담이 돼 복싱을 그만뒀다. 어릴 적 좋아했던 영화배우 브루스 리의 절권도를 시작했지만 흥미를 붙이지는 못했다. 약 7년 전부터 사이클을 탔고 재미를 붙였는데 큰 사고 탓에 결국 마라톤을 하게 된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 함께 출전하며 절 놀린 친구들에게 ‘너희가 준 모욕감 때문에 달렸다’고 하자 기억 못하더라고요. 개구리는 맞아 죽어도 돌 던진 사람은 기억 못 한다고…. 어쨌든 지금은 그 친구들과 즐겁게 달리고 있습니다.”
박 실장의 하루는 달리기로 시작한다. 그는 “매일 새벽 5∼7km를 달린 뒤 출근한다. 어쩌다 안 달리고 출근하면 하루 종일 몸이 찌뿌드드해 일이 안 된다”고 했다. 주말엔 10∼15km를 달린다. 3월 17일 열리는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 풀코스를 준비하는 그는 “대회를 앞두고는 주말에 30∼35km를 달린다”고 했다. 풀코스를 완주하려면 30km 이상을 달리는 LSD(Long Slow Distance) 훈련이 필수다.
박 실장은 이제 달리기 전도사가 됐다. 그는 “자전거보다 훨씬 쉽게 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운동화 신고 나가서 달리면 된다. 금전적 부담도 훨씬 적다. 무엇보다 운동 효과가 좋다. 자전거 탈 땐 살이 잘 안 빠졌는데 달리니 확 빠졌다. 다이어트에 최고”라며 웃었다. 그는 현재 체중 80kg을 유지하고 있다.
박 실장은 18일 새벽 친구들과 한강을 달리고 이촌한강공원에 모인 뒤 내장곰탕으로 유명한 용산 평양집으로 향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