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액 계약’ 명분 살려주고 年수령액 줄여 샐러리캡 초과 막아 8년 채우면 최고령 출장까지 기록 오늘 한화 日스프링캠프 합류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확정된 22일 한화의 안방 대전 지역 택시 안에는 ‘류현진 선수님!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의 배너가 등장했다. 대전=뉴스1
프로야구 한화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의 복귀를 공식 발표한 22일 구단 연고지 대전에는 차량 내부에 이런 문구를 쓴 택시가 등장했다. 한화 후배 노시환(24)도 류현진이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입장한 장면을 캡처해 소셜미디어에 띄우면서 ‘왕이 돌아왔다(King is back)’고 적었다.
한화는 이날 류현진과 총액 170억 원에 8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한국프로야구 역대 1위, 계약 기간은 공동 1위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자유계약선수(FA) 양의지가 2022년 두산과 152억 원(4+2년)에 계약을 맺은 게 최대 규모였고, 같은 해에 FA 자격을 얻은 박민우가 친정팀 NC와 8년 총액 140억 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최장기간 기록을 남겼다.
8년 계약은 명분뿐 아니라 실리에도 도움이 된다. 연평균 지급액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면 한화는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에도 여유를 갖게 된다. 현재 한국프로야구 각 구단 샐러리캡은 114억2638만 원이다. 4년 계약 때는 류현진 혼자 한화 샐러리캡 가운데 37.2%를 차지하지만 8년 계약 때는 18.6% 수준으로 줄어든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샐러리캡을 ‘우회’하고 싶을 때 연봉 지급 유예 제도를 주로 활용하지만 한국프로야구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
12년 만에 한국프로야구 친정팀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은 류현진(오른쪽)이 22일 구단과 8년 총액 170억 원에 계약을 마친 뒤 박찬혁 대표이사에게서 꽃다발을 전달받았다. ‘8년 170억 원’은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이다. 한화 제공
한국 야구 선수 가운데는 추신수(42·SSG) 한 명만 류현진보다 통산 수입이 많다. 추신수는 MLB와 한국프로야구에서 약 2031억 원을 벌었다.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코리안 특급’ 박찬호(51)의 통산 연봉은 1170억 원 수준이다.
한국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처음 MLB 무대를 밟았던 류현진은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복귀 시기를 고민하다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한화에 돌아오는 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한화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