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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원금 3배 인상·해외연수 확대…‘벼랑 끝’ 軍, ROTC 확보 사활

입력 | 2024-02-23 13:28:00

김선호 국방부 차관(앞줄 왼쪽 일곱 번째)이 5일 서울 서초구 ROTC 중앙회에서 열린 ‘학군장교 지원율 제고를 위한 정책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4.2.5/뉴스1


군 당국이 학군장교(ROTC) 지원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후보생들의 해외연수 기회를 넓히고 지원금을 약 3배 인상하는 한편, 필기시험을 없애 지원자의 부담을 덜기로 했다.

국방부는 23일 “학군장교의 안정적 획득, 후보생의 자긍심 및 사명감 고취와 합당한 처우 보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ROTC 지원 경쟁률은 △2015년 4.8대 1에서 △2017년 3.3대 1 △2020년 2.7대 1 △지난해 1.8대 1 등으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국방부는 우선 ROTC 후보생의 해외연수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후보생 신분에서부터 글로벌 경험을 축적해 임관 후 지휘자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ROTC 후보생들은 2014년부터 ROTC중앙회 지원으로 미국연수 기회를 얻고 있다. ROTC중앙회는 연간 해당 인원을 기존 40명에서 내년엔 80명으로 늘릴 계획이며, 국방부 차원에서도 80명을 추가로 선발해 매년 160여명이 해외연수를 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ROTC 후보생에게 공수훈련 기회를 올해 120명에서 내년 150명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육군사관학교와 3사관학교 생도들은 공수훈련을 기본교육으로 이수하지만, ROTC 후보생은 본인이 신청할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학군단이 있는 학교는 116곳으로, 학교당 1~2명은 후보생 기간 중 해외연수를 다녀와서 군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수훈련은 군인으로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ROTC 선발 과정에서 면접의 평가비중을 기존 30%에서 40%로 상향하기로 했다. 면접은 지원자를 대면해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요소인 만큼, 면접에서 장교가 되고자 하는 열정과 도전 정신을 가진 사람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교내 군사교육에 △국내 전·사적지 답사 △전쟁영웅을 포함한 예비역 선배 장군 초빙 강연 △미국 ROTC 교류활동 △안보토론회 등 장교로서의 가치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가 편성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ROTC 후보생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선발 시 1200만원의 단기복무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비 300만원 인상된 수준이다. 후보생 교내생활 중 지급되는 학군생활지원금도 지난해 연간 64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인상하는 동시에 지급기간도 연간 8개월에서 10개월로 늘렸다.

특히 학군생활지원금은 그동안 ‘자기개발’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이젠 후보생 생활, 품위유지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자기부담 20%에 ‘선 구매 후 지급’이었던 지원 방식도 ‘100% 선지급’으로 개선됐다.

아울러 올해부터 후보생 선발 필기시험을 대학 성적으로 대체한다. 필기시험은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지원자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대학 성적으로 대체해미응시자가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군단 설치 대학은 더욱 늘릴 계획이다. 공군의 경우 올해 한경대·청주대·백석대·경운대 등 4곳에 학군단을 추가 설치해 후보생을 모집할 예정이며, 각 군에서도 설치 대학 확대를 위해 대학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김 차관은 “설문조사 결과 학군단이 설치되지 않은 학교 재학생들 중 ROTC가 되고 싶어한 경우가 있었다”라며 “기설치된 학군단의 내실화도 당연히 추진한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현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학군장교의 안정적 획득과 장교로서의 자긍심 및 사명감을 고취하기 위해 법규 개정, 예산 증액 등 관계부처와 협업해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