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주사 세워 영역별 이원화 장기적으론 계열 분리로 갈듯
효성그룹이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해 효성가(家) 장남 조현준 회장과 3남 조현상 부회장 체제로 이원화한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각각 분리된 사업 영역 하나씩을 맡아 독립 경영하는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 수순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을 인적분할해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한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효성은 그동안 ㈜효성을 중심으로 한 단일 지주사 체제였는데 이번 결정으로 2개 지주 체제로 바뀌는 것이다. 기업을 수직으로 나눠 모회사-자회사 구조를 만드는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은 수평으로 분리해 각각의 독립된 회사가 되는 구조다.
효성은 분할 배경에 대해 “지주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각 지주사는 새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에 나선다. 신설지주의 이사회는 조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가 사내이사를 맡는다.
㈜효성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이 21.94%, 조 부회장이 21.42%를 보유하고 있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대로 신설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는다. 이번 인적분할에 따른 분할 비율은 0.82(㈜효성) 대 0.18(효성신설지주)이다. 인적분할되면 ㈜효성 매출액은 19조 원대, 효성신설지주는 7조 원대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