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 咸, 美문화원 점거 주도 ‘86 운동권’ 전향 이후 ‘운동권 특권 비판’ 앞장 “鄭, 민주화 운동 명예 추락시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3일 서울 마포을에 1985년 서울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한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출신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장을 우선추천(전략공천)했다. 마포을은 운동권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3선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다. ‘운동권 특권세력 청산’을 내건 국민의힘이 운동권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다가 전향해 운동권을 비판해온 함 회장을 정 의원과 맞붙게 한 것이다. 함 회장은 “정 의원의 막말과 음모론은 민주화운동 인사와 당시 ‘넥타이 부대’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날을 세웠다. 마포을은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출마를 선언했다가 ‘사천’ 논란 끝에 불출마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와 함운경을 비교해보라”며 “진짜 운동권 ‘네임드’로 과실을 따먹을 수 있던 사람은 정청래인가, 그 유명한 함운경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운경은 횟집 하고 살았다. 정청래는 계속 우려먹으며 정치를 자기 것인 양 하는 중심이 됐다”며 “함 회장과 함께 마포을에서 꼭 이기겠다”고 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브리핑에서 “진짜 민주화에 기여한 사람과 가짜 운동권 특권 세력이 누구인지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북 군산 출신인 함 회장은 서울대 물리학과 82학번으로 민주당 현역인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 이인영 의원(84학번), 연세대 학생회장 출신 우상호 의원(81학번)과 함께 1980년대 대표적인 운동권으로 꼽힌다. 민주당 계열 정당으로 군산에서 두 차례 총선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운동권에서 전향한 이후에는 민주화운동동지회를 결성하는 등 운동권 특권을 비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21년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함 회장의 군산 횟집을 찾아 만나기도 했다. 함 회장은 “지금은 생선을 손질해 파는 생선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며 “새벽마다 물건 떼오는 일을 하는데 축소된 형태로 가게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