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국내 언론 최초 탑승 전자식 조종으로 업무 30% 줄여 낙하때 바람 막는 특수 칸막이도 적재량 커 블랙호크 헬기도 수송… 화물 14t 싣고 5820km 운항 가능
“‘C-390’의 임무 완수율은 99.7%입니다.”
군 수송기는 군인과 군수물자를 싣는 것 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4월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현지 교민 28명을 탈출시키는 ‘프로미스(약속)’ 작전에 투입됐다. 2021년 미국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을 싣고 오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실전 전투는 물론이고 긴급 상황에 투입되는 만큼 군 수송기는 더 많은 중량을 싣고 더 빨리, 더 멀리 비행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C-390 내부에 들어가 보니 민간인을 태워야 할 상황을 대비해 좌석에는 산소마스크가 달려 있었다. 좌석은 100석 이상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넓었다. 들것 등 구급용 장비를 좌석에 탈부착할 수 있어 다양한 임무에 맞는 좌석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낙하 임무를 위한 ‘낙하 도어’도 인상적이었다. C-390 낙하 도어에는 강한 바람을 막아주는 특수 칸막이를 달았다. 수송기가 날고 있는 상황에서 낙하를 할 때 바람이 방해하는 걸 막아주는 장치다. 또 C-390은 사람이 머리를 내밀 수 있도록 특수 형태의 문을 만들었다. 운항 중 필요하면 문을 떼어내고 임무에 맞는 문으로 갈아 끼울 수 있다.
압권은 조종석이었다. 조종석은 ‘플라이 바이 와이어’라 불리는 전자식 조종 시스템을 갖췄다. 브라질 공군에서 C-390을 직접 몰고 있는 한 파일럿은 “항공기가 스스로 운항을 최적화하다 보니 조종사의 업무가 30%가량 줄었다. 집중도가 올라가고 피로도도 낮아졌다”며 “C-130을 타본 브라질 파일럿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모두 반영해 만든 항공기가 C-390”이라고 말했다.
C-390은 외관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 우선 보통 날개 아랫부분에 달려 있는 제트엔진이 날개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다. 보스쿠 대표는 “비포장도로 등에 착륙하면 바위나 돌이 튀어 엔진을 손상시킬 수 있어서 엔진을 앞쪽으로 높게 달았다”며 “메인 랜딩 기어(바퀴)를 둘러싸는 장치를 달아서 돌 등이 엔진을 파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C-390은 2019년 양산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약 40대 주문을 받았고 브라질(6대)과 포르투갈 공군(1대)이 실제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싱가포르=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