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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戰 2년, G7정상 “계속 지원”… 美여론 “지원 부정적” 53%

입력 | 2024-02-26 03:00:00

G7, 키이우서 ‘화상 정상회의’
바이든, 1년전 방문 사진 올려… “푸틴 잘못했다는 것 보여줘야”
우크라 고전… 젤렌스키 “결사항전”
서방내 여론은 지원 피로감 커져



서방 정상들, 우크라 방문… 푸틴, 조국 수호의 날 행사 참석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왼쪽부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년을 맞은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전사자 묘지에 헌화하고 있다(위쪽 사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아래 사진 오른쪽)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2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조국 수호자의 날’ 행사에서 대화하며 걷고 있다. 키이우·모스크바=AP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4일 2년을 맞았다. 전쟁 장기화와 서방의 지원 감소 등으로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격전지에서 러시아군에 밀리는 조짐이 뚜렷하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상은 입을 모아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11월 미국 대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등으로 인해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상당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벌써 730일째 싸우고 있지만 ‘최고의 날’에 승리할 것”이라며 결사 항전 의지를 다졌다. 특히 그는 러시아와 휴전하는 식의 ‘플랜 B’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국 공군이 미국산 F-16 전투기로 훈련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국경일인 23일 ‘조국 수호자의 날’을 맞아 공개한 화상 연설에서 최전선에 있는 병력을 ‘국가 영웅’이라고 추켜세우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나토 총장 “우크라 나토 가입 시간문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24일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할 것”이라며 “이제 문제는 가입 여부가 아니라 시기”라고 못 박았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기 위해 이번 전쟁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우크라이나는 어느 때보다 나토와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래를 위한 싸움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G7은 “우크라이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G7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다.

1년 전 키이우를 찾았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당시 사진과 동영상을 다시 올리고 “푸틴이 잘못 생각했다는 점을 보여주자”고 썼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유럽인의 독재는 절대 승리할 수 없다”고 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인의 전쟁 피로감에 기대려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또한 “러시아가 유럽의 평화를 파괴하고 있다”고 동조했다.

미국과 EU는 러시아 군산복합체는 물론이고 북한산 무기의 러시아 운송에 관여한 인물과 기업 등도 대거 제재했다.



● “우크라 지원 부정적”…美여론은 악화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화상으로 개최된 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의 야망과 국수주의는 함께해야 물리칠 수 있다”며 서방의 추가 지원을 호소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크 신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빛은 언제나 어둠을 이긴다. 단결이 우리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동부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러시아에 빼앗기는 등 최전선에서 거듭 고전하고 있다. 특히 포탄, 대공 미사일 등의 부족이 심각하다.

이는 최대 무기 지원국인 미국의 지원이 야당 공화당의 반대로 중단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의회에 제출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은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까지 통과되지 않고 있다. 설사 의회 문턱을 넘는다 해도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이전 같은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중남미 불법 이민자 대처에 쓰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 여론 또한 우호적이지 않다. 21일 미 퀴니피액대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원의 60%가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당적이 없는 유권자에서도 4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갤럽 조사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자가 53%였다. ABC 방송은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은 워싱턴의 정치적 싸움에 갇혔고, 대중 지지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