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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못넘었지만 숨막히는 접전… 男탁구 ‘파리의 메달’ 희망 쐈다

입력 | 2024-02-26 03:00:00

세계선수권 단체전 2-3 패배 銅
장우진, 세계2위 왕추친 물리치고
이상수는 레전드 마룽 꺾고 환호



한국 남자 탁구가 24일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4강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 세계랭킹 1위 중국에 매치 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사진은 이날 한국의 장우진(앞)이 점수를 따내자 벤치에 있던 대표팀 동료들이 환호하는 모습. 부산=뉴스1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게 우리의 임무다.”

주세혁 한국 남자 탁구대표팀 감독은 24일 중국과의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준결승에서 접전 끝에 패한 뒤 이렇게 말하며 “우리 선수들이 오늘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중국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국 탁구는 그동안 올림픽에서 모두 18개의 메달(금 3개, 은 3개, 동 12개)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2021년 도쿄 대회에선 2회 연속으로 노메달에 그쳤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주 감독이 다섯 달 앞으로 다가온 파리 대회에서의 메달 획득을 두고 ‘임무’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남자 탁구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에 매치스코어 2-3으로 역전패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2008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만리장성’ 중국을 넘어서기엔 힘이 조금 모자랐다. 한국 남자 탁구는 세계선수권 4회 연속 동메달과 함께 대회 8강 진출국에 주어지는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챙겼다. 이번 대회는 3위 결정전을 따로 치르지 않고 4강전에서 패한 두 나라 모두에 동메달을 줬다.

이날 4강전 첫 주자로 나선 장우진(단식 세계랭킹 14위)은 세계 2위 왕추친을 3-1(11-7, 2-11, 13-11, 11-6)로 눌렀다. 주장 이상수(27위)도 세 번째 단식에서 중국 탁구 역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마룽(3위)을 3-2(11-7, 4-11, 12-10, 6-11, 11-4)로 꺾으며 중국을 코너로 몰았다. 마룽은 올림픽 남자 단식을 2연패(2016, 2021년)한 최초의 선수로 올림픽 탁구 역대 최다인 5개의 금메달을 땄다.

장우진은 “그동안 중국에 너무 쉽게 져 국민들에게도 ‘중국한테는 안 된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런 부정적 인식을 깬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여자 복식 금메달리스트인 현정화 대회 집행위원장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선수들의 경기를 떠올려 봐도 최근 10여 년간 중국과 붙어 이렇게 팽팽한 경기를 한 걸 본 적이 없었다.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이번 세계선수권은 흥행에서도 성공했다. 25일 중국과 프랑스의 남자 단체전 결승전을 끝으로 막을 내린 이번 대회는 10일간 누적 관중 3만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