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에 ‘미래 금리인상 위험’ 반영 5000만원 연봉자, 한도 1700만원↓ 내년 3단계 시행땐 6100만원 줄어 6월부터 신용대출-2금융도 적용
26일부터 은행에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으면 최대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이 4% 넘게 줄어든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처음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규제는 점점 더 강화돼 대출 한도는 올해 7월부터는 최대 9%, 내년에는 최대 17%까지 감소한다. 가계대출이 다시 늘어 일부 은행들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가면서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연소득 5000만 원이면 1700만 원 ↓
한 대형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연 소득 5000만 원인 대출자가 4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 대출 한도는 1700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이전까지는 최대 3억45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었는데, DSR 산정 시 스트레스 금리 0.38%포인트가 얹혀지면서 대출 한도는 최대 3억2800만 원으로 4.9% 감소한다.
다만 같은 조건으로 금리를 5년 넘게 묶어두는 혼합형, 주기형 상품으로 대출을 받으면 대출 한도 감소 폭은 변동금리 상품을 선택했을 때보다 작다. 변동금리 상품보다 혼합형은 600만 원, 주기형은 1200만 원가량 더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스트레스 DSR 도입 취지가 변동금리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인 만큼 대출 상환기간 내 고정금리 기간이 길수록 스트레스 금리를 덜 적용하기 때문이다.
● 일부 은행 주담대 금리 최대 0.3%포인트 인상
한편 일부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주담대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28일부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금리를 상품에 따라 0.10∼0.30%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이미 KB국민은행은 7일 주담대 변동·혼합금리를 모두 0.23%포인트씩 올렸고, 신한은행도 19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0.05∼0.2%포인트씩 인상했다.
최근 가계대출은 약 두 달 만에 2조 원 넘게 증가했다. 이달 22일 기준으로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13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조7209억 원 늘어난 규모다. 특히 주담대는 535조6308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7386억 원 증가했다.
스트레스 DSR 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시 미래의 금리 인상 위험을 반영한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것.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