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흥 등 “경선 다시해야” 재심신청 당 재심위, 곧바로 회의 열어 기각 “하위 20% 평가도 못믿어” 반발 확산 홍익표, ‘친명자객’ 계속 문제 제기… 임종석 컷오프 여부가 분수령 될듯
민주당, 일요일 밤에 비공개 최고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당 공천 문제 논의를 위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 참석하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들어서고 있다(위쪽 사진). 최고위 참석차 당사에 들어선 홍익표 원내대표, 그는 당내 공천 갈등설에 대해 “이 대표와 저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모든 현안에 대해 원활하게 소통하며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1·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불공정 여론조사 의혹으로 논란이 된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디앤에이를 경선 조사에서 빼겠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미 확정된 1차 경선의 탈락자 및 하위 20% 통보를 받은 현역 의원들은 “리서치디엔에이가 개입한 모든 공천 관련 조사를 재고해야 한다”고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당은 “리서치디앤에이의 조사에는 문제가 전혀 없다”며 기존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 재심위도 이날 바로 회의를 열고 1차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의 재심 요구를 모두 기각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주말인 이날 밤 3시간 넘게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이어가며 수습책을 논의하면서도 리서치디엔에이 배제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는 친명(친이재명)계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이 친문(친문재인)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서울 은평을)에서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한 당 공천관리위원회 결정도 그대로 의결했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해당(害黨) 행위를 당이 방조한다”며 경선 배제를 요구한 바 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오늘 회의에서도 홍 원내대표의 (반대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결론은 원안대로 의결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그대로 은평을에서 강 의원과 경선을 치를 수 있게 돼 이를 둘러싼 계파 갈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 경선 탈락자 및 하위 20% 일제히 반발
앞서 21일 민주당 1차 경선 결과 탈락한 현역 의원은 조오섭(광주 북갑), 이형석(광주 북을), 윤영덕(광주 동남갑), 김수흥(전북 익산갑), 송재호(제주갑) 등 5명이다. 이미 재심을 신청한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렇게 된 이상 당에서 재심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며 “의구심을 품던 후보들이 경선의 불공정을 확신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애초 재심 요구 계획이 없었던 김수흥 의원도 이날 뒤늦게 당 지도부에 경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김 의원은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리서치디앤에이를 배제하기로 했으니 1차 경선도 다시 치러야 한다”며 “리서치디앤에이 선정 과정 및 조사 진행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리서치디앤에이는 경선 외 현역 의원 평가 여론조사와 총선 후보자 적합도 조사, 비공식 여론조사 등 당의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 모두 참여했다. 이 때문에 경선 탈락자 외 하위 20% 통보를 받은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위 20% 통보를 받은 한 의원은 “27일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리서치디앤에이가 개입했던 여론조사 내용이 조금이라도 반영된 결과는 모두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하위 20%인 송갑석 의원도 통화에서 “(리서치디앤에이가 참여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도 믿을 수 없고, 경쟁력 조사도 믿을 수 없다. 국민의힘처럼 경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겠다”고 했다.
● 임종석 ‘컷오프’ 여부 뇌관
이날 최고위에 앞서 열린 당 재심위는 강병원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에서 현직 강원도당위원장인 김우영 예비후보가 경선을 치를 수 있도록 한 당 결정과 관련해 신청한 재심 요구를 하루만에 기각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도 거듭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국 당의 결론을 따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수석대변인은 “토론 과정에서 의견이 다른 경우는 충분히 있는 일”이라며 “(홍 원내대표도) 최종적으로 그런 결론이 난 것에 동의했다”고 했다.홍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 내 갈등설이 확산되자 최고위에 앞서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정당에서 주요 사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 당 또한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열린 태도와 상대에 대한 존중을 기반으로 원칙과 기준에 따라 해결 방안을 마련해 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와의 전면전은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