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곳-TK 6곳 공천방식 미정 현역 출마포기 조율, 이달곤 “불출마”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보수 ‘텃밭’인 서울 강남과 영남 등 10여 곳의 공천 발표를 미루고 있다. 14일 단수공천 첫 발표 이후 11일째 해당 지역구 현역 의원들의 공천 방식이 미정인 상황이다. 공관위가 이들 현역 의원들이 스스로 불출마를 할 수 있도록 물밑에서 조율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달곤 의원(재선·경남 창원 진해)이 25일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현재 서울 강남권에선 강남갑·을·병과 서초을 4곳의 공천이 보류된 상태다. 이 중 태영호(강남갑), 박진 의원(강남을)처럼 서울 지역 험지로 옮긴 이들을 제외하면 강남병은 현역 유경준 의원이, 서초을에는 현역 박성중 의원이 신청했지만 발표가 나지 않았다. 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해온 유승민 전 의원 계파로 분류된다. 박 의원이 재선을 거둔 서초을에선 전략 지역구 결정 이야기도 나온다.
대구·경북(TK)에선 재선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과 초선 양금희(대구 북갑), 홍석준(대구 달서갑), 김형동(경북 안동-예천), 김영식(경북 구미을), 박형수 의원(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의 공천 방침이 결정되지 않았다. 여권 일각에선 미발표 지역구의 공천 신청 후보들을 놓고 용산 대통령실 및 친윤(친윤석열)계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사이의 긴장 관계도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경북 구미을에는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강명구 전 대통령국정기획비서관이 공천을 신청했다. 김형동 의원은 한 위원장 비서실장이다.
여권에서는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자들의 이탈표를 의식해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 도입 법안) 표결을 추진하는 29일 국회 본회의 이후 대거 공천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가 긴장감을 갖고 공천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셈법”이라고 말했다.
이달곤 의원은 오후 입장문을 통해 “총선 승리와 정부 성공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겠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공천 발표 중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최춘식(경기 포천-가평), 윤두현 의원(경북 경산)에 이어 이 의원이 세 번째다.
속속 불출마 의원들이 나오자 “전략공천지 지정을 위한 물밑 정리가 본격화됐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불출마를 선언한 한 의원 측은 동아일보에 “공관위가 사람 피 말리며 연락을 안 하는 식으로 은근히 불출마를 종용하는 분위기도 분명 있다”고 언급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