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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의대 증원 400~500명이 적정”… 대통령실 “양보하고 양보한게 2000명”

입력 | 2024-02-26 03:00:00

[의료 공백 혼란]
李 “정치쇼”엔 “野 내부위기 탈출용”
정부, 2000명 염두 두고 수요조사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대한 의사들의 집단 반발이 총선을 45일 앞두고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 증원 적정 규모는 400∼500명”이라며 “민주당이 타진해 본 결과 충분한 소통과 조정이 이뤄진다면 의료계도 이 정도 증원은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의대 증원 적정 규모를 밝힌 건 처음이다. 이 대표 측은 “문재인 정권 당시 민주당의 주장과 현장 의료진의 의견을 토대로 추산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정부가 일부러 2000명 증원을 들이밀며 파업 등 과격 반응을 유도한 후 진압하면서 애초 목표인 500명 전후로 타협하는 정치쇼로 총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한다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의혹이) 사실이라면 최악의 국정농단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의료 파업에 따른 국민적 고통을 어떻게 해소할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에 갈라치기 발언을 하는 건 맞지 않다”며 “국민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를 놓고 불난 집에 튀밥 주워 먹겠다는 듯 달려드는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또 “당 내부 위기 탈출용”이라며 이 대표의 발언이 민주당 총선 공천 잡음 등 당내 문제에 대한 시선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정쟁 유도성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대 증원 규모) 2000명은 정말 양보하고 양보해 최소한으로 나온 숫자다. 이걸 협상하지 않는 한 (대화나 협상에) 못 나온다는 건 아예 대화를 안 하자는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의대 증원을 두고 의사들이 환자 목숨을 볼모로 집단 사직서를 내거나, 의대생이 집단 휴학계를 내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한편 정원 배정 절차를 진행 중인 교육부는 22일 각 대학에 보낸 공문에서 “기존 수요 조사와 달리 정원 규모를 변경하여 신청 시 구체적 또는 특별한 사유를 추가해 달라”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출한 증원 희망 규모인 총 2251∼2847명을 가급적 지켜 달라는 취지인데, 증원 규모 2000명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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