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태 충주시청 주무관·‘홍보의 신’ 저자
나는 MZ라는 용어가 싫다. 우리는 항상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를 정의 내리기 위해 용어를 만들어 낸다.
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을 소비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세대를 우리는 ‘X세대’라고 불렀다. 주로 70년대생이었던 이들은 고도성장기 속에 자유로운 문화를 꽃피운 세대였다.
이제는 바야흐로 MZ의 시대다. MZ는 밀레니얼 세대(1980∼1990년대 초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후반∼ 2010년대 초출생)의 합성어다.
이런 인식 때문인지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MZ’와 ‘꼰대’가 나뉘어 전투를 벌인다.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전투는 인터넷상에서 더욱 치열하게 나타난다. 각종 커뮤니티에는 MZ를 비난하고 꼰대를 욕하는 글이 가득하다.
내가 속한 공무원 조직에서도 이렇게 MZ와 꼰대로 대표되는 집단의 갈등이 드러나고 있다.
이전 세대에서 당연했던 일들이 지금 세대에겐 당연하지 않은 일이 되면서 갈등은 발생한다. 회식에 참여하는 것은 원래 당연한 일이었다. 2차 호프집, 3차 노래방이 기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시고 싶은 사람만 간다. 술을 강요하는 문화도 사라졌다. 당연했던 행사 동원, 선거업무 동원, 각종 지원 업무도 이제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이를 바라보는 이른바 꼰대의 마음은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라떼는(나 때는)’ 그냥 했기 때문이다.
SNL에서 90년대 문화를 패러디한 코너도 인기인데, 특히 거기 나온 90년대 ‘서울 사투리’가 유행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압구정 오렌지족으로 불렸던 세대다. 꽁지머리를 달고 개성 있는 옷을 입고 즐긴다. 앞서 말한 구세대 즉 X세대이다.
누구보다 개성 넘치고 자유롭던 이들은 어느새 다른 이름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바로 꼰대다.
세대에 따라 명칭만 바뀌었을 뿐이지 결국 똑같은 젊은이들 아닌가.
70년대생 X세대가 00년대생 MZ세대와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 또한 이상한 일이다. 70년대생은 40년대생이 보기에 어떤 존재였을까? 아마 그들이 느낀 괴리감은 지금 꼰대들이 느끼는 괴리감보다 크면 컸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MZ였던 것이다.
김선태 충주시청 주무관·‘홍보의 신’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