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야당 불참속 집권당만 선거 훈센, 의장으로 정계 복귀 확실시 現 총리인 장남 뒤서 수렴청정 분석
25일 치러진 캄보디아 상원 선거에서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압승을 거뒀다. 특히 1985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38년간 장기집권했다 지난해 8월 퇴임한 훈 센 전 총리(사진)가 반년 만에 정계에 복귀에 상원의장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훈 센 전 총리는 퇴임 당시 3남 2녀 중 장남인 훈 마네트를 자신의 후임자인 현 총리로 만들었다. 이달 21일에는 3남 훈 마니 또한 부총리에 앉혔고, 차남 훈 마니트 역시 국방부 고위 간부로 재직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훈 센 전 총리까지 상원의장에 취임하면 캄보디아 전체가 사실상 훈 센 전 총리 일가가 다스리는 ‘족벌 지배 체제’에 놓일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현지 매체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CPP는 비공식 집계 결과 총 58석 중 55석을 확보했다며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6년마다 치러지는 상원 선거는 하원인 국민의회 의원, 지방의회인 코뮌평의회 의원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간접선거로 진행된다. 공식 집계 결과는 4월에 발표된다.
이날 CPP 속 이삭 대변인은 “훈 센 전 총리가 조만간 상원의장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원의장은 명목상 국가원수인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부재 시 국가원수 역할을 대행한다. 정부와 하원의 조정자 역할도 한다. 이에 훈 센 전 총리가 사실상 현 총리인 장남 뒤에서 ‘수렴청정’을 하며 ‘훈 센 왕조’ 시대를 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훈 센 전 총리의 장기집권 등을 비판한 책 ‘훈 센의 캄보디아’를 쓴 호주 언론인 서배스천 스트랜지오는 AFP통신에 “훈 센 일가의 권력이 더 강화된다는 신호”라며 “그가 상원의장이 되면 아들을 보호하고 가문의 권력도 지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