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20주년이 남긴 기록 국민 10명 중 3명꼴 코레일 회원 하루 평균 10만 km 넘게 운행하고 금요일-경부선에 가장 많이 몰려
23일 KTX 대전역 안에 있는 통합방제실에서 근무자가 역 안팎에 설치된 173대의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고 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남들에겐 이제부터 휴일이 시작될 시간이지만 저희는 눈에 불을 켜고 살펴야 하는 시간이죠.”
23일 KTX 대전역 통합방제실. 가로 3m, 세로 2m 크기의 대형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역무원 최필원 씨가 이렇게 말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 표시가 붙은 방제실 철문은 내부에서 최 씨가 방문자 신원을 확인한 뒤에야 열렸다. 그는 “역내 방송, 난방, 조명, 사건·재난 등을 살피는 게 업무”라며 “20년간 KTX가 운행하면서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화면에는 내부와 외부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 149대와 선로 침입을 감시하는 CCTV 24대 등 총 173대의 CCTV가 대전역 구석구석을 실시간으로 비췄다. 건물 안팎과 열차 승강장 12개, 승강기 10대, 에스컬레이터 28대 등까지 물샐틈없이 대전역을 살핀다. 화재, 지진, 수해 감지기, 선로 불법 침입 자동 판별 장치까지 갖췄다.
● 하루에 지구 세 바퀴 도는 KTX
올해로 KTX 개통 20주년을 맞았다. 2004년 4월 1일 오전 5시, 경기 고양시와 부산 차량기지를 나선 열차가 KTX 첫 운행 열차다. KTX 역은 최북단에 있는 강릉역부터 가장 남쪽에 있는 여수엑스포역까지 모두 69개가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전국 KTX 열차의 하루 평균 운행 길이는 10만 km가 넘고, 토요일은 13만4064km다. 4만 km에 달하는 지구 둘레를 세 바퀴 정도 도는 셈이다.KTX 운행이 시작되면서 전국 ‘1일 생활권’이 열렸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KTX 이용객은 23만 명이다. 일주일 중에 승객이 가장 많은 날은 평균 28만 명이 몰리는 금요일로 집계됐다. 이어 토요일 27만 명, 일요일 26만2000명 순이다. 일주일 중 승객이 가장 적은 화요일에도 18만9000명이 KTX를 이용하고 있다.
가장 많은 승객이 탄 노선은 서울과 부산을 잇는 경부선이다. 하루에 11만 명이 탔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9만6000명이 오간 서울역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부산역 3만6000명, 동대구역 3만3000명 순이다.
● 이용객 95%가 앱으로 열차표 구매
최근 정보기술(IT) 발달로 전체 코레일 회원의 95%가 애플리케이션(앱) 코레일톡을 이용해 열차표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앱 활용이 가장 활발한 세대는 20대 이하(98.4%)였고, 60대 이상도 90.9%로 집계됐다. 지난달 기준 코레일 회원 수는 1809만 명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10명 가운데 3명 가까이가 회원인 셈이다. 지난해 신규 회원 114만2098명 중 52.3%(59만7613명)는 20대 이하였고, 60대 이상도 10.8%(12만3078)로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코레일 마일리지 사용도 증가했다. KTX 마일리지는 승차권 결제 금액의 최대 11%를 적립할 수 있다. 100마일리지부터 승차권 구입, 위약금 결제 등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지난해 코레일 회원이 쌓은 마일리지는 795억 원이다. 이 가운데 사용액은 689억 원으로 전체 금액의 86.8%를 썼다. 60대 이상 회원은 2019년 12만 명이 마일리지를 썼는데, 지난해에는 40만 명이 사용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