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래석 교수 연구팀 발표
이래석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
그동안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 감염 환자의 첫 치료 사례가 나왔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항바이러스 치료제 사용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간 검출되며 폐렴 등으로 고통받던 중증 환자가 국내에서 개발한 세포 치료제로 치료에 성공했다.
면역력이 떨어진 코로나19 환자는 항체 생성에 의한 체액성 면역이 약해져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투약해도 바이러스의 복제와 배출을 막을 수 없다. 감염이 장기간 지속되면 중증 폐렴으로 이어져서 결국 사망에 이른다.
연구팀은 가톨릭대의 세포 치료제 벤처기업인 ‘루카스 바이오(대표 조석구)’가 생산한 코로나바이러스 다중항원 특이적 T세포 치료제를 사용했다. 환자의 자가 유래 혈액을 채취한 후 사스·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항원으로 알려진 세 가지 다중 항원으로 자극해 변이에도 대응할 수 있는 코로나 항원 특이적인 T세포 치료제를 만들었다. 치료제는 2차례에 걸쳐 투약했다. 임상 회복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 환자 평가 순위 척도, 증상 회복 측정 점수, 흉부 CT(컴퓨터 단층 촬영)를 통한 폐렴 회복 정도도 확인했다.
그 결과 장기간 감염이 지속됐던 환자 모두 PCR(유전자 증폭) 검사에서 음성을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기침, 발열, 호흡곤란 등의 증상도 현저하게 사라져 산소 치료도 중단했다. 흉부 CT 검사에서 간유리 음영 결절(유리를 갈아 놓은 듯이 CT에서 뿌옇게 보이는 현상)도 사라져 중증 폐렴이 완치된 것을 확인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8월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했지만 코로나 감염병은 아직 진행 중이다. 건강한 성인은 감염돼도 면역 체계에 존재하는 T세포 면역 반응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제거를 돕지만 면역 저하자는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항바이러스제가 사망률과 중증화로 가는 비율을 낮출 수 있지만 항암 치료 등 다양한 사유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투약해도 바이러스의 복제와 배출이 계속된다.
이 교수는 “그동안 치료 방법이 없었던 중증 면역 저하자를 대상으로 세포 치료제를 투여해 치료한 국내 최초 성과”라며 “바이러스 특이적 T세포 치료제 투약 후 환자의 면역력,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에 특이하게 대응하는 세포 면역력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확인한 결과 투약 7일 후부터 점점 증가해 임상 회복 지표와 직접 연관됨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추가적인 분석을 통해 면역학적 기전을 밝혀내 중증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에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