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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 정확히 불러라”…北 여자축구 감독 ‘발끈’

입력 | 2024-02-27 18:07:00


리유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2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은 28일 일본과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를 갖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국호를 정확히 부르지 않으면 질문을 받지 않겠습니다.”

2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 기자회견장. 2024 파리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과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27일 오후 열린 북한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리유일 감독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북한 여자축구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리 감독은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말을 끊었다.

리 감독은 “미안한데 국호를 정확히 불러야. 우리는 북한 팀이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팀이니까”라며 “국호를 정확히 부르지 않으면 우리가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장은 수 초간 어색한 침묵이 이어졌다. 이후 기자가 국호를 생략하고 “여자축구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하자 리 감독은 “우리가 대표하는 국가를 빛내고 싶은 마음, 선수로서 가족이나 친지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축구를 발전시키고 조금이라고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라고 답했다. 북한과 일본의 여자축구 경기는 28일 오후 6시 반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리유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의 일문일답.

리유일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오른쪽)과 북한팀 관계자가 27일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내일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이번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얘기할 게 없다. 선수, 저 자신, 동포들도 많이 응원을 오니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 가슴에 국기를 달고 나라를 대표하는 팀이기 때문에 조국의 명예를 위해서 반드시 (파리에) 가야 한다.”

-북한 여자축구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미안한데 국호를 정확히 불러야. 우리는 북한 팀이 아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팀이니까. (이후 국호 없이 다시 질문하자) 우리가 대표하는 국가를 빛내고 싶은 마음, 선수로서 가족이나 친지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축구를 발전시키고 조금이라고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다.”

일본 내외신 기자들이 27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경계하는 일본 선수는?

“일본에는 유럽, 세계에서 훌륭한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하세가와 선수 등의 능력이 출중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를 응원하러 공항에 많은 사람이 나왔다.

“우리 팀 선수 대부분이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일본에 처음 왔다. 낯선 땅이라 우려가 없지 않았는데 동포들이 열렬히 환영해 줬다. 내일 경기는 생소한 느낌 없이 자기 집인 듯한 마음을 안고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빚어내겠다.”

-어떻게 준비했는지.

“아시다시피 평양 날씨가 춥고 여러 가지 조금 불편한 점들이 있기 때문에 중국의 따뜻한 지방에 가서 25일 정도 훈련을 해 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