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드디어 길고 길었던 탈원전의 끝이 보인다.” 지난주 열린 14번째 민생토론회 ‘다시 뛰는 원전 산업 활력 넘치는 창원·경남’에 참여한 원전 기업 삼홍기계의 한 직원이 한 말이다.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고사 위기에 처했던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집중해 왔다.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즉시 재개했고 가동 원전 10기의 계속운전도 추진 중이다. 2022년 2조4000억 원이었던 일감 공급도 지난해 3조 원까지 늘렸고 저금리 융자나 보증 프로그램과 같은 특별 금융 상품도 공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원전 생태계의 매출, 인력 등이 상당 부분 회복됐고 포기했던 상장을 재추진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이제 되살아난 원전 생태계의 온기를 보다 뜨거운 열기로 키워 원전 최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할 때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기존에 해오던 일감 공급과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것에 더해 기업의 매출과 유동성 확대가 투자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자 환경 개선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설계 위주로 반영돼 있던 원자력 세액공제 범위를 제조까지 확대하고, 미래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소형모듈원전(SMR) 분야 육성을 위해 SMR 전용 정책 펀드도 마련할 것이다. 원전 산업 기술력 확충을 위해 탈원전 기간에 해체, 방폐물 위주로 추진됐던 원전 연구개발(R&D)을 SMR 등 미래 유망기술 중심으로 재편하고 이번 정부 5년간 민관이 힘을 합쳐 4조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현재 전 세계 32개국에서 가동되는 원전은 최근 막대한 전력 수요를 수반하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의 발전에 에너지 위기 상황까지 겹치면서 증설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3배 확대 의지를 천명하는 한편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22개 주요국들이 205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도 3배 확대하는 데 합의한 이유다.
지난 2년간 민관이 힘을 합쳐 복원한 우리 원전 산업의 생태계를 토대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원전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도약하는 원년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했다. 탄소중립으로 가는 에너지 대전환의 힘겨운 과정에서 원전 산업 최강국으로 도약하도록 신뢰받고 지속가능한 원전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