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인뱅’ 3곳 빠른 성장세 이용자 2년만에 1500만명 늘어 금융위 “자본력 엄격히 살펴볼 것” 업계 “금융그룹 등 투자 뒷받침돼야”
최근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도전장을 내미는 사업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 인가 방식을 변경한 이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는 컨소시엄이 3곳으로 늘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이 아직 자본력과 노하우를 갖춘 주주사를 찾지 못해 인가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4 인터넷은행 인가를 공식적으로 준비 중인 곳은 소소뱅크·KCD뱅크·U-Bank(유뱅크) 3곳이다. 가장 최근 구성된 유뱅크 컨소시엄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체 렌딧, 핀테크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 현대해상 등이 참여한다. 유뱅크는 노년층,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금융소외계층을 포용하는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엔 핀테크 업체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만들겠다며 ‘KCD뱅크’를, 지난해 12월엔 소상공인·소기업 연합 단체 35곳이 주축이 된 ‘소소뱅크설립준비위원회(소소뱅크)’가 차례로 출사표를 냈다. 둘 다 ‘소상공인 맞춤형 은행’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제4 인터넷은행의 관건은 ‘자본력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250억 원의 최소 자본금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필요하다. 실제로 앞서 2019년 소소뱅크는 금융위에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자본조달방안 미흡 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과거 인터넷은행 3사도 시중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를 확보한 상태에서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터넷은행 업계도 대체로 새로운 ‘메기’의 등장을 환영하지만, 일각에선 이들의 자본력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자본력과 노하우를 갖춘 시중은행, 금융그룹 등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제4 인터넷은행 인가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소뱅크·KCD뱅크·유뱅크 모두 은행권, 금융그룹 등과의 논의를 통해 주주를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들의 자본력을 꼼꼼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제4 인터넷은행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만큼 인가 신청을 하면 꼼꼼히 평가할 것”이라며 “특히 자본금 요건, 자본 조달 능력 등을 엄격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