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절반 공천, “도로 꼰대당” 지적 평균 나이도 56.5→58.2세 높아져 여성 공천 12명… 전체 9.1% 그쳐 ‘현역 불패’에 신인 입지 좁아져… 당내 “비례라도 젊은 후보 기용을”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기후대응기금을 2배 이상 늘리고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내용의 ‘기후 미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기후’ 콘셉트에 맞춰 녹색 옷을 입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국민의힘이 올해 총선을 앞두고 27일까지 전국 지역구 253곳 가운데 132명의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40대 이하가 18명(13.6%)으로 집계됐다.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40대 이하 비율 19.5%에 비해 5.9%포인트 줄었다. 올해 지역구 후보 평균 나이는 58.2세로 4년 전에는 56.5세였다. “정치 신인의 등용문이 더 좁아져 ‘늙은 공천’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40대 이하 18명 중 현역 의원 2명을 제외한 13명은 모두 민주당 현역이 있는 야당 강세 지역에 나선다. 여당 강세 지역에 공천을 받은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출신 최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법률비서관(49·부산 해운대갑)과 이원모 전 대통령인사비서관(44·경기 용인갑), 핵심 참모 조지연 전 행정관(37·경북 경산) 등 3명뿐이다.
당에선 “청년과 정치 신인을 적극 등용한다더니 비율도 줄고 그나마도 대부분 험지에 보내고 있다. 현역 의원 불패 공천으로 ‘도로 꼰대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40대 이하 대거 험지 배치
하지만 절반 이상 후보를 확정한 가운데 40대 이하 후보는 18명으로 약속과 정반대로 가는 모양새다. 18명 중 13명은 여당 험지인 민주당 의원 현역 지역구에 배치됐다. 이승환 전 대통령실 행정관(41)은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현역인 서울 중랑을에 공천을 받았고, 총선 인재로 영입된 전상범 전 부장판사(45)는 민주당 천준호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북갑에 공천을 확정했다.
40대 이하 공천 확정자 중 여당 강세 지역에 공천을 받은 이들은 대통령 참모 출신 3명을 제외하면 현역인 배현진(41·서울 송파을), 정희용(48·경북 고령-성주-칠곡) 의원뿐이었다.
●여성 공천도 4년 전보다 줄어
27일까지 여성 지역구 공천은 12명으로 전체의 9.1%에 그쳤다. 나경원 전 의원(서울 동작을)과 EBSi 영어강사 출신 ‘레이나’ 김효은 씨(경기 오산) 등이다. 21대에선 총 26명이 공천을 받아 11%를 차지했었다.
공천 확정자의 40대 이하와 여성 비율이 준 것에 대해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시스템을 앞세운 ‘잡음 없는 공천’에 방점을 두면서 생긴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세대교체를 위해 인요한 혁신위원회에서 제안했던 비례대표 당선 가능한 순번에 ‘청년 50% 비율 의무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에서 공천을 받은 한 후보는 “당시 혁신위의 제안은 총선기획단에서 공천 과정에서 청년과 정치 신인에게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반영됐지만, 현실에서 효과가 없었다”며 “비례대표에서라도 젊은 층을 대거 기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