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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간호사 시범사업 첫날 “추가 보상 없이 일만 늘어”

입력 | 2024-02-28 03:00:00

[의료 공백 혼란]
병원 “업무범위 논의중” 신중론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의료개혁 적극 지지 및 의료정상화 5대 요구사항 추진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14/뉴스1


“의료사고 가능성도 있는 만큼 무리하게 간호사 업무 범위를 넓히지 않고 당분간은 현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충청권의 한 종합병원장은 27일 “정부 지침은 대부분의 의사 업무를 간호사들이 맡을 수 있게 한 것 같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전공의 이탈 사태로 인한 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27일부터 진료지원(PA·Physician Assiatant) 간호사 시범 사업을 실시했으나 현장에선 첫날 업무 범위 등을 두고 혼란이 적지 않았다. PA 간호사는 주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부족한 필수의료 분야에서 암묵적으로 전공의 업무를 대신해 왔다.

정부는 전공의 공백을 떠맡은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가 불분명하고 법적으로 보호를 못 받는다는 지적이 나오자 전날 각 병원에 ‘간호사 업무 시범사업 계획안’을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PA 간호사들은 27일부터 △프로포폴에 의한 수면 마취 △사망 진단 △간호사들이 독자적으로 약제와 사용량을 결정한 척추마취시술 등 대법원 판례로 금지된 행위를 제외하고 병원장이 허용한 업무를 맡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상당수의 병원은 “허용 범위를 논의 중”이라는 이유로 당장 업무 범위 확대를 공식화하진 않는 모습이었다. 수도권의 한 상급종합병원장은 “간호사가 수술을 보조해도 수술 후 관리 등은 결국 의사들이 해야 한다”며 “PA 간호사 활용으로 수술량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간호사들은 업무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현재도 전공의 등이 부족해 간호사들이 주말 동안 밀렸던 처방을 한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의사 일까지 떠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업무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추가 보상이 제시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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