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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위기의 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 올림픽팀과 병행

입력 | 2024-02-28 03:00:00

내달 월드컵 예선 태국 2연전 지휘
4월 카타르선 올림픽 티켓에 도전
이강인 등 이끌고 항저우 AG 우승
황 “고심 많았지만 도움 되고 싶어”




난파 위기에 처한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을 임시 사령탑에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56)이 27일 선임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지 11일 만이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 감독은 한국이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마치는 다음 달 26일까지 A대표팀을 지휘하고 이후 23세 이하 올림픽 대표팀에 복귀한다. 과거 허정무 감독 등이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동시에 잡았던 적이 있다.

황 감독은 이날 “대표팀을 잘 추슬러서 태국과의 2연전을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한국 축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태국과의 2연전(3월 21일, 26일) 때 황 감독을 보좌할 대표팀 코치진은 황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가 함께 의논해 뽑기로 했다. 정 위원장은 “늦어도 5월 초순까지는 (A대표팀)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6월 6일 싱가포르, 11일 중국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르는데 그 전에 정식 감독 선임을 마치겠다는 얘기다.

대표팀 임시 사령탑 후보로는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과 최용수 전 강원 감독 등도 거론됐었다. 전력강화위원들은 임시 감독 후보군을 3명으로 좁혔고 논의 끝에 황 감독을 1순위로 정했다. 정 위원장은 “황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을 맡고 있는 축구협회 소속 지도자이고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는 성과를 냈다. 국제대회 경험도 많다”며 1순위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설영우(울산) 박진섭(전북) 등을 이끌고 한국의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이 4명의 선수는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했던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 멤버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가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 사령탑을 맡겼다. 황 감독은 3월 26일 끝나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까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황 감독은 “대표팀을 추슬러 태국과의 2연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황 감독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파리 올림픽 대표팀을 맡고 있어 임시 감독 제안이 왔을 때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전력강화위원회가 ‘임시 감독을 맡아줄 수 있냐’고 처음 물었을 때 “하루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황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협조 요청이 왔을 때 굉장히 고심했다. 한국 축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받아들였다”며 “국민들께서 한국 축구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 감독은 올림픽 예선 준비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올림픽 예선이 촉박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동안 해왔던 대로 코치들과 긴밀히 협의해 4월 예선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은 4월 15일∼5월 4일 카타르에서 열리는 23세 이하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일본 호주 카타르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중국 등 16개국이 출전하는 이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어야 파리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연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은 3월 11일 발표된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3월 18일에 황 감독은 대표팀을 소집한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