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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탈당 “이재명은 연산군…어떻게 교도소 안갈지만 생각”

입력 | 2024-02-28 09:31:00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28.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 통보를 받은 5선의 설훈 의원(경기 부천을)이 28일 탈당을 선언했다. 당 지도부의 ‘사천 논란’으로 내홍이 심화하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40여 년 동안 몸담고 일궈왔던 민주당을 떠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국민이 아닌 이재명을, 민생이 아닌 개인의 방탄만을 생각하는 변화된 민주당에 저는 더 이상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0여 년 동안 민주당이 버텨왔던 원동력은, 그리고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했던 이유는 민주당의 민주화가 제대로 작동되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작금의 민주당은 다르다. 이제 민주당은 민주적 공당(公黨)이 아니라 이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私黨)으로 변모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며 “이제 민주당은 국민을 향한 다양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이 대표를 향한 찬양의 목소리만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설 의원은 “이 대표에게 정치는, 그리고 민주당은 자기 자신의 방탄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윤석열 정권에 고통받는 국민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만을 생각하며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며 “비록 민주당을 나가지만, 민주당이 옛날의 참된 민주정당이 될 수 있도록 외부에서 가차 없이 비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비명계 현역 의원 및 원외 인사들이 공천 심사 결과에 반발하며 줄줄이 탈당하거나 탈당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국회부의장인 4선 김영주 의원(서울 영등포갑)과 초선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이 탈당한 데 이어, 27일에는 박영순 의원(초선·대전 대덕)이 탈당 선언 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친문(친문재인)계 좌장 격인 4선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구을)도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