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오른쪽)가 4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가진 오찬에서 문 전 대통령으로부터 막걸리를 받고 있다. 오찬에는 민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이개호 정책위의장, 김두관 의원 등이 함께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계 공천 탈락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은 28일에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른바 ‘명문(明文·이재명-문재인)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지는 것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한 친문 인사는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론이 높은데도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다만 당내 분열 양상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당장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진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컷오프(공천 배제) 발표에 이어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도 이날 결국 전략경선을 치르게 된 것을 두고 야권에선 이달 4일 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회동 내용에 다시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경남 양산 사저를 찾은 이 대표를 따로 만나 자신의 당 대표 시절을 이야기하며 “성공한 공천이 되려면 대표 측근을 먼저 정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표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문 진영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이 필요할 땐 양산을 찾아가 문 전 대통령에게 도움을 구하더니, 정작 공천 시즌이 되니 ‘명문(明文)정당’ 약속을 일방적으로 깼다”는 반발이 나온다. 한 친문 인사는 “당이 죽게 생겼는데 지금이라도 문 전 대통령이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