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부조달콜센터 가보니 작년 65명이 124만 건 문의 처리… 일손 부족해 이용법 영상으로 제작 4월부터 분리 상담제 시범 운영… 물품 등 분야별로 나눠 특화 상담 하반기 차세대 나라장터 개통 앞둬… “전문 상담 위한 교육-인력 필요”
27일 대전 서구 정부조달콜센터에서 상담원과 강사 등 실무관들이 상담 전화를 받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전화 건 분들은 사업이 걸린 문제잖아요. 1초라도 허투루 받을 수가 없습니다.”
27일 대전 서구 정부조달콜센터에서 만난 강사 강혜영 씨가 나라장터 입찰 상담 전화를 막 끊고 이렇게 말했다. 정부조달콜센터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 하도급 지킴이 등 전반적인 조달 업무를 상담하는 곳이다. 2002년 9월부터 외부에 위탁 운영됐다가 2004년에 조달청 직영이 됐다. 강 씨는 “다른 콜센터보다 전문성이 필요해 쉽진 않지만, 공공 조달 200조 원 시대의 첨병이란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콜센터는 595㎡(약 180평) 넓이에 83개 상담 책상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상담원과 강사 등 실무관 65명이 쉼 없이 상담 전화와 이메일 문의를 받는다. 이용 대상자는 6만9000여 기관과 57만여 기업이다.
● 상담사 1명당 하루에 통화 98건
이날 오전에 찾은 정부조달콜센터는 사방에서 울리는 전화 소리로 가득 찼다. 사무실 좌우 기둥에 붙어 있는 화면에는 상담을 기다리고 있는 전화 수와 응답률, 대기하고 있는 실무관 수가 실시간으로 집계됐다. 전반적인 조달 업무 상담을 하는데, 나라장터 관련 문의가 대부분이다. 입찰 방법을 묻는 기초적인 것부터 제도적인 질문까지 폭넓은 문의가 쏟아진다.익혀야 할 규정은 매년 추가된다. 조달 업무 규정이 매년 새롭게 바뀌면서 알아두어야 할 것도 늘어난다. 지난해 실무관이 숙지해야 할 교재 분량은 3223쪽이었다. 교육은 총 4단계로 구성돼 각각 3주씩 이뤄진다. △나라장터 사용자 등록 △물품구매 △종합쇼핑물 △하도급 등 시설 공사 순이다. 순차별 교육 후 6개월 동안 해당 차수별 상담을 한 뒤, 다음 단계 교육으로 넘어간다. 4단계를 모두 끝내려면 2년이 걸린다. 지난해 퇴직률은 16%를 기록했다.
● 차세대 나라장터 준비 과제
현재 정부조달콜센터 직원은 공무직원(실무관) 65명을 포함해 센터장 등 총 67명이다. 공무직원 정원은 95명이다. 부족한 직원 수를 극복하려고 지난해에는 나라장터 이용법에 대한 동영상을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실무관 8명씩 짝을 이뤄 직무교육을 1년에 84차례나 했다. 3월에는 신규 실무관 23명을 추가로 채용해 4월부터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실무관들은 정부대전청사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다.분리 상담제는 4월에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실무관이 전반적인 조달 업무를 상담하기 때문에 익혀야 할 지식이 많아 부담이 있는데, 사용자 등록, 물품, 시설, 하도급 등 분야별로 나눠 특화 상담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차세대 나라장터가 하반기 개통을 앞두고 있어 차질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기존 나라장터와 다른 체계이기 때문에 전문 상담을 위한 교육은 물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임형빈 센터장은 “5월에 새로 만들어진 정부대전청사 민원동으로 이전한다. 상담원 밀착 관리와 업무 강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최소 11명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