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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끓이기만 해도 미세 플라스틱 90% 제거된다”

입력 | 2024-02-29 11:04:00

게티이미지뱅크


물을 끓이기만 해도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0%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중국 광저우 지난대 에디 쩡 교수팀은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서 수돗물을 끓이면 석회질(탄산칼슘) 성분 작용으로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0%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최근 직경 1000분의 1㎜ 이하의 나노 플라스틱으로 인한 상수도 오염이 빈번해지고 있다. 

생수 1ℓ 플라스틱 뚜껑을 여닫는 과정 등에서 나온 플라스틱 입자가 24만 개나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연구팀은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물을 끓여 마시는 전통을 보고 이 방법이 수돗물 속 나노·미세플라스틱 제거에도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광저우에서 탄산칼슘(CaCO₃) 성분이 리터당 0~300㎎ 포함된 수돗물을 채취, 폴리스티렌(PS)·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섞어 5분간 끓이고 식힌 다음 나노·미세 플라스틱 양 변화를 측정했다.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는 경수를 끓이면 탄산칼슘 등 성분이 뭉치면서 하얀 물질이 생성된다. 

그 결과, 수온이 올라가면 탄산칼슘이 나노·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둘러싸면서 결정구조를 만들어 응집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캡슐화 효과는 탄산칼슘 함량이 높은 경수에서 더 뚜렷했다. 탄산칼슘 함량이 300㎎/ℓ인 물에서는 끓인 후 최대 90%의 나노·미세 플라스틱이 제거됐다. 탄산칼슘 함량이 60㎎/ℓ 미만인 연수에서는 약 25%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 나노·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탄산칼슘이 일반 석회질처럼 쌓인다. 이에 따라 이 물질은 닦아내 제거할 수 있고 물에 남아 있는 불순물은 커피 필터 같은 간단한 필터에 부어 제거할 수 있다고 쩡 박사는 밝혔다.

그러면서 “이 결과는 물을 끓이는 간단한 방법이 수돗물 속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제거, 물을 통한 나노·미세 플라스틱 섭취 위험을 줄여줄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