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성장률 목표치 5% 발표할 듯 경제사령탑 리창 업무보고 데뷔전 왕이 겸임 외교부장 교체 가능성 대만 라이칭더엔 강경 메시지 촉각
지난해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국가주석(가운데)이 헌법에 한 손을 두고 선서하고 있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사흘 뒤인 4일 개막된다. 지난해 3연임을 공식화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선 집권 3기에 맞는 두 번째 양회다.
현재 시 주석과 중국공산당 앞에 놓인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패권 경쟁을 벌이는 미국은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들지 못하도록 각종 제품 수출은 물론 투자도 통제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불황이 가중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친미·독립 성향의 라이칭더(賴淸德)가 대만 총통으로 당선되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도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양회에서 중국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지난해 GDP 5.2% 성장…올해도 5% 전망
5일 전국인대 개막식에선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가 이뤄진다. 주요 관건은 이 자리에서 공개하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다. 중국은 지난해 해당 목표치를 5%(안팎)로 공표했고, 최근 5.2%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부에선 올해도 엇비슷한 목표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 미만으로 낮추면 경제 침체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바깥에서 보는 시각은 다르다. 국제기구와 서양 외신들은 부동산 경기와 소비 심리까지 살아나지 못하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4.5% 안팎으로 예측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이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20일 발표한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인하 이외에 가계에 직접 현금을 주는 지원책 등 추가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인프라와 제조업에서 가계로 지원 방향을 전환하는 새로운 정책 없이 작년과 유사한 목표를 설정한다면, 신뢰를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해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 대만 라이칭더 향한 경고 메시지 촉각
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27일 “친강(秦剛) 전 외교부장(장관)이 전국인대 대표 자격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친 전 부장은 시 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외교부장으로 고속 승진했고, 힘을 과시하는 ‘전랑(늑대전사) 외교’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하지만 취임 7개월 만인 지난해 7월 돌연 면직된 뒤 실종설과 사망설까지 나돌았다.
그동안 외교부장은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이 겸임해 왔지만, 이번 양회를 통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난 류젠차오(劉建超) 대외연락부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부터 줄줄이 낙마한 로켓군의 고위 인사들 후임도 함께 발표될 수 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