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임금체불에 불만 쌓여 장기 해외체류에 “집 보내달라” 1월엔 中지린서 2000명 시위
김정은, 지방공장 착공식 참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앞줄 가운데)이 지난달 28일 평안남도 성천군에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건설 착공식에서 첫 삽을 떴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중국 단둥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공장에 집단으로 출근을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월에는 중국 지린성 허룽에서 2000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에 항의해 공장을 점거하고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악한 노동 환경에 불만을 지닌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연쇄 소요 사태가 본격화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지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중국 단둥에서 2월 중순 노동자 수십 명이 ‘고향으로 보내 달라’는 조건을 내걸고 출근을 단체로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 당국도 영사를 현장으로 파견해 이를 수습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라고도 했다.
조 위원은 “이들은 장기간 중국에 체류하면서 향수병을 겪고 있고, 당국의 임금 체불과 강제 노동을 견디면서 불만이 쌓여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어 “북한 당국 통제로 집에 연락도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면서 “장기 체류 후유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들도 있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조 위원은 올 1월 중국 허룽의 15개 공장에서 북한 노동자가 임금 체불에 항의하면서 폭동을 일으킨 사태와 관련해 “검열단이 급파돼 사건 전말 조사가 진행됐다. 사건 관련자 100명가량이 버스를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