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대비 조기 착수 “北 불법 자금줄 차단 노력 지속”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국무부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2024.2.29 외교부 제공
한미 외교당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조만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가운데 2026년부터 적용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조기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현행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내년 말 종료하게 돼 있다”며 “보통 협상을 하면 1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당연히 올해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그런 얘기를 한미 간에 나누게 될 것 같다”고 했다.
한미가 2021년 체결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은 2025년 말까지 적용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당시 방위비 분담금을 기존의 5배로 인상하라고 요구하자 파행을 거듭한 끝에 조 바이든 행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 간신히 타결됐다. 현 협정의 종료가 2년가량 남은 상황에서 협상을 조기 착수하자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방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조 장관은 “북핵·미사일 위협이 고조하는 상황에서 양국이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고, 불법 자금줄 차단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이 차기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횃불을 넘겨 받기로 한 데 대해 감사한다. 한국을 방문해 직접 참석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월 18∼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