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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만 있던 ‘남병철 혼천의’ 170년 만에 복원

입력 | 2024-03-01 01:40:00

조선 후기 이동식 천체관측 기구
천문硏 연구진이 20년간 번역-재현
과천과학관서 7월부터 일반 공개




한국천문연구원은 문헌으로만 내려오던 조선 후기 천문기기 ‘남병철 혼천의’(사진)를 170여 년 만에 복원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혼천의는 지구, 태양, 달 등 여러 천체 움직임을 재현하고 위치를 측정하는 기기다.

남병철 혼천의는 조선 후기 천문학자 남병철이 집필한 ‘의기집설(儀器輯說)’ 혼천의 편에 기록돼 있다. 1850년경 발명된 것으로 추정된다. 남병철 혼천의의 특징은 장소를 옮겨가며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혼천의는 관측의 기준이 되는 ‘북극고도’를 관측지에 맞게 한 번 설치하면 더 이상 변경할 수 없었지만, 남병철 혼천의는 이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남병철 혼천의에 관한 연구는 김상혁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이 20여 년 전에 시작했다. 2022년부터 관련 연구팀이 구성돼 본격적인 복원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의기집설’의 내용을 과학기술적 관점에서 번역해 기초설계를 진행했고, 전문 제작업체와 협업해 모델을 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과거의 천문기기를 복원함으로써 천문 기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우리 선조의 우수한 과학문화재를 되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남병철 혼천의는 올해 하반기(7∼12월) 국립과천과학관에서 특별 전시될 예정이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