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500만명 롱코비드 어린이 4명 중 1명 경험 "백신이 위험 73% 낮춰"
코로나19 펜데믹은 지나갔지만, 롱코비드(Long-Covid·만성 코로나19 증후군)라고 불리는 코로나19 후유증과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롱코비드의 증상만 200여가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롱코비드에 대한 정의는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으며, 국가와 기관마다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후 3개월 이내 발생해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는 다른 대체 진단으로 설명될 수 없는 증상을 롱코비드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선 코로나19 감염 4주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로 정의한다.
롱코비드의 증상은 약 200여 가지로 알려져 있다. 기침, 가래, 짧은 숨, 만성피로,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많은 환자가 여러 장기에 걸쳐 수십가지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 급성 코로나19 감염 후 대다수 환자는 증상 호전을 보이지만 중증환자 등 15%의 환자는 만성적 장기 손상 이후 임상적 후유증이 발생하거나 롱코비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세계 6500만명이 롱코비드…어린이 4명 중 1명 경험
국제학술지 아시아·태평양 알레르기(Asia Pacific Allergy)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세계에서 최소 6500만명이 롱코비드로 고통받고 있다. 롱코비드 환자는 장기 기능의 저하, 장기 손상 후유증, 삶의 질 저하 등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경미한 증상이 있을 경우 롱코비드 발생률은 30% 정도에 불과하지만, 중증도~중증일 경우 70% 확률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롱코비드 사례는 36~50세 사이에서 발생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은 65세 이상 고령층 등으로 구분되지만, 롱코비드는 18~64세 연령대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진 어린이 4명 중 1명은 롱코비드를 경험할 수도 있어,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롱코비드 위험 73% 낮춰”
여러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롱코비드 발병 위험을 줄이거나 질병의 심각성을 완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사협회 BMJ에 발표된 논문 분석 결과, 코로나19 백신 3회 접종자는 롱코비드 위험이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후속조사 연구에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는 접종자 대비 롱코비드 진단이 3.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롱코비드 환자 81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의 효과를 조사한 국제저널 학술지 ‘MDPI 백신’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코로나19 백신 1회 접종으로 참가자 57.9%에서 롱코비드 증상의 전반적인 개선이 보고됐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는 질병관리청이 2022년 8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롱코비드 관리 대책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진행하는 연구다. 총괄책임자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대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개발 기관과 16개 의료기관의 참여로 진행된다.
특히 심정지 발생 위험은 미접종자 대비 54%, 간질성폐질환 발생 위험은 62% 감소했다.
예방접종을 3회 완료한 경우 2회 접종자 대비 심장질환(심부전 15%, 부정맥 16%, 심정지 27%), 신장질환(혈액투석 27%) 등 질환 발생위험이 추가적으로 감소했다.
이재갑 교수는 “빅데이터 연구 등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잘 접종하는 것 자체가 롱코비드로 발생하는 질환을 예방에 도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접종 횟수가 많고 최근에 접종할수록 롱코비드 증상 발현 빈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세디아 의학책임자는 “과학적 데이터를 볼 때 코로나19 백신이 롱코비드 발병 빈도를 낮출 뿐 아니라 중증도도 낮췄다”며 “정부, 의료전문가 등은 백신 접종을 우선순위로 삼아 건강 유지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