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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 이정후 첫 홈런 날리고, 매제 고우석 무실점 틀어막아

입력 | 2024-03-02 01:40:00

이정후, 시범경기 애리조나전 출전… 3회초 넬슨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
2루타 포함해 팀내 유일 멀티히트
샌디에이고 고우석, MLB 첫 등판
오클랜드전 2K 1피안타 홀드 챙겨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1일 애리조나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3회초에 타격한 뒤 타구 방향을 확인하며 1루로 달려가고 있다. 이정후의 타구는 낮게 떴지만 약 127m를 날아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됐다. 이정후가 MLB 시범경기 두 경기 만에 쏘아올린 첫 홈런포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X


동갑내기 친구이자 처남 매제 사이인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와 고우석(샌디에이고·사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정규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첫 홈런을 쏘아 올렸고, 고우석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무실점 피칭을 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1월 이정후의 한 살 터울 여동생과 결혼해 이종범 전 LG 코치의 사위가 됐다.

이정후는 1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시범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이정후는 1회초 상대 선발투수 라인 넬슨이 몸쪽 낮은 곳으로 던진 커브를 당겨 쳐 우중간 2루타로 만들었다. 볼 카운트가 2스트라이크로 몰렸지만 방망이를 날카롭게 돌렸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선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이정후는 넬슨의 시속 94.7마일(약 152.4km)짜리 빠른 공을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범경기 두 번째 출전 만에 나온 미국 무대 공식 경기 첫 홈런이었다. 홈런 타구 속도는 109.7마일(약 176.5km), 발사 각도는 18도, 타구 거리는 418피트(약 127.4m)로 측정됐다. 라인 드라이브에 가까운 타구였다. 경기 후 이정후도 “잘 맞은 건 알았는데 타구가 낮게 날아 담장을 넘어갈 줄은 몰랐다. 2, 3루타인 줄 알고 계속 뛰었다”고 했다.

넬슨은 3이닝을 던졌는데 안타를 내준 타자는 이정후가 유일했다. 삼진 5개를 잡았고 2안타를 허용했는데 모두 이정후에게 맞은 것이다. 이날 이정후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넬슨은 지난 시즌 애리조나 5선발로 뛰면서 8승(8패)을 거둔 투수다. 넬슨은 ‘경기 전에 이정후에 대해 어떤 정보를 받았느냐’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받은 정보는 전혀 없었는데 꽤 잘하는 선수라는 걸 이제 알겠다. 웬만한 직구는 다 잘 치더라”고 말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날 경기 후 “이정후는 빠른 공과 변화구 모두 잘 치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1-2로 패했다.

2경기 연속 안타를 친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500(6타수 3안타)이 됐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첫 출전이던 지난달 28일 시애틀전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MLB 투수들은 일단 공이 빠른 데다 키가 크고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도 높아 빠른 공이 더 빠르게 보인다. 공의 움직임이나 궤적도 제각각”이라며 “지난겨울 동안 MLB 투수들 공에 적응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그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릴리스 포인트가 높은 MLB 투수들에게 적응하려고 피칭머신에서 공이 튀어나오는 높이를 상향 조정해 타격 훈련을 해왔다.

이날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처음 시범경기에 등판했다.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5-3으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삼진 2개를 잡았고 안타 1개를 내줬다. 경기는 샌디에이고의 5-3 승리로 끝났고 고우석은 홀드를 기록했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고우석의 투구를 두고 “공을 원하는 곳에 잘 넣었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