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을 놓고 싱가포르와 이웃 국가가 충돌했다. 필리핀, 태국 등은 “싱가포르 정부가 동남아시아 내 독점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주최사 AEG에 회당 수백 만 달러의 보조금을 줬다”며 볼멘 반응이다. 스위프트의 공연은 그의 이름에 ‘경제’를 합한 신조어 ‘스위프트노믹스(Swiftnomics)’를 낳을 정도로 경제적 부가가치가 큰 데 이를 싱가포르가 독차지했다는 불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이 살세다 필리핀 하원의원은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정부가 자국 내에서 독점 콘서트를 개최하기 위해 AEG에 보조금을 줬다. 이는 좋은 이웃이 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앞서 같은 달 16일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 또한 “싱가포르가 회당 2,300만 달러의 돈을 주고 스위프트를 데려왔다”고 비판했다. 반면 싱가포르 측은 “스위프트 측이 교통, 물류,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이점을 알고 선택한 것”이라고 맞선다.
스위프트는 이번 싱가포르 방문 기간 중 총 6차례 공연한다. 약 30만 장에 달하는 전체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관람객들이 최소 5억 싱가포르 달러(약 5000억 원)를 쓸 것이며 이들의 70%는 싱가포르인이 아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웃 나라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싱가포르는 2008년부터 매년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F1)’도 개최하고 있다. 이에 따른 관광 수익이 20억 싱가포르 달러로 추정된다. 스위프트 공연 유치로 단 1주일 만에 그 4분의 1에 맞먹는 돈을 버는 셈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